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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우즈벡 아크말 씨 형 집행 정지…통역 미제공 등 기망 행위 인정

  • 김용구 기자 raw720@kookje.co.kr
  •  |   입력 : 2026-10-15 19:51:30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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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지법이 17년 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보조로브 아크말 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사진은 법원 결정 직후 그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왼쪽) 변호사와 아크말 씨의 부친이 심경을 밝히는 모습. 김용구 기자
- ‘타코미터 기록’ 새로운 증거도
- 檢 7일내 항고않으면 재심진행

법원이 17년 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보조로브 아크말(37) 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경찰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범행 자백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한국어가 서툰 그에게 통역사를 제공하지 않았고, 일부 거짓을 고지하는 등 기망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창원지법 형사2부(김성환 부장판사)는 15일 강도살인과 강도상해 등 혐의로 16년 6개월째 복역 중인 아크말 씨가 제기한 재심 청구를 인용했다. 이로써 검사가 앞으로 7일 내 항고하지 않으면 재심이 진행된다. 법원은 또 이날부터 재심 판결 확정 때까지 그의 형 집행을 정지하기로 했다. 아크말 씨는 2009년 3월 24일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에서 금품 강탈을 목적으로 흉기 등을 사용해 50대 택시기사를 공격한 뒤 차량에 방치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이듬해 4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량이 확정됐다. 경찰은 이 사건 초기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지 못했으나 4개월 뒤 ‘3인조 택시 강도 사건’이 발생하자 피의자 중 1명인 아크말 씨를 범인으로 추정, 수사에 돌입했고 기소까지 이어졌다. 그는 유학생 비자로 입국한 상태였다.

아크말 씨는 당시 경찰 폭행과 협박으로 범행을 거짓으로 자백했다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아크말 씨 측은 법정에서는 수사기록상 택시운행 경로와 타코미터 기록이 6㎞가량 차이가 나고, 그가 범행 도구인 커터 칼을 소매점에서 구입했다는 보고서와 달리 당시 이를 판매한 적이 없다는 주민 증언 등을 새로운 증거로 제시했다. 검찰 측은 당시 경찰 폭행 등 주장은 막연한 의혹 제기에 불과할뿐더러 택시 타코미터 분석 결과 등도 원판결 정당성에 의심을 제기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경찰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를 인정했다. 아크말 씨 측은 경찰이 자백을 받으려고 ‘택시 내부에서 DNA가 발견됐다’ ‘택시기사가 살아 있다’고 기망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또한 비공식 조사 등에서 통역인을 참여시키지 않아 아크말 씨가 통역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봤다. 아크말 씨는 당시 형사절차 의미나 법률용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한국어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였다. 또한 재판부는 타코미터 기록 등 새로운 증거는 재심에서 다뤄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심 결정 직후 아크말 씨의 부친 보조로브 아슬람(72) 씨는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사건을 다시 기억하는 게 고통이었을 유족들이 도와주셨다”며 “재심 과정에서 쟁점과 증거를 꼼꼼하게 제출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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