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는 28일 함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양군과 하동군에 지리산 벽소령을 관통하는 도로 개설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경남 함양군과 하동군이 지리산 벽소령 일대를 관통하는 도로 개설사업 추진에 나선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생태계 훼손 등을 이유로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함양군과 하동군은 28일 함양군청 대회의실에서 ‘지방도 1023호선 벽소령 도로 개설사업’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진병영 함양군수와 김현수 하동군수 등 양 군 관계자들이 참석해 도로 개설을 위한 공동 대응에 뜻을 모았다.
벽소령 도로 개설사업은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에서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까지 총연장 16㎞, 폭 9.5m 규모의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일반도로 14㎞와 터널 2㎞를 포함하며, 총사업비는 약 1935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벽소령 구간은 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양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은 다른 도로를 이용해 우회해야 한다. 양 군은 도로가 개설되면 이동 거리가 줄고 교통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리산 북부의 산림·휴양 관광자원과 하동의 남부권 관광자원을 연계해 지역 간 교류와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군은 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협력하고,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절차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지리산의 생태적 가치와 자연환경 보전, 주민 권익 보호를 고려하는 한편 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함양군은 2021년부터 벽소령 도로 개설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경남도 등 관계기관에 국가지원지방도 승격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올해 9월에는 하동군과 실무협의를 열고 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도로 개설이 지리산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며 사업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는 이날 함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양군과 하동군에 지리산 벽소령을 관통하는 도로 개설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연석회의는 “벽소령 도로는 지역소멸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지역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지리산의 생명과 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로 개설로 지리산 생태계가 동서로 단절될 우려가 있으며, 2004년부터 추진돼 성과를 내고 있는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발 1350m에 도로를 개설하면 지리산 능선부 훼손이 심각해지고 아고산대 식생 보전에도 큰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로 개설에 따른 교통 편의와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는 양 군과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입장이 맞서면서 벽소령 도로 개설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