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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허용-자연보전 통제 ‘절묘한 균형’…100년 지킨 원칙

금정산국립공원 시대 <5> 호주 시드니 국립공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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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객들이 지난달 24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의 로열국립공원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조성우 기자
- 시드니 지역 2개 국립공원 지정
- 도심 인접 연 710만명 방문 인기

- 계절별·일시적 제한 유연한 운영
- 정책수립에 시민 의견 적극 수렴

- 일관된 원칙에 탐방객 인식 변화
- 자연 지키면서 있는 그대로 만끽

호주 시드니의 국립공원은 해마다 수백만 명의 탐방객이 몰린다. 시민의 휴식처이자 관광명소지만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관리 원칙은 분명하다. 지정된 탐방로를 중심으로 자연을 즐기도록 하면서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은 필요에 따라 출입을 제한한다. 대도시와 맞닿은 로열국립공원과 시드니 하버국립공원이 대표적이다. 시드니의 수많은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을 관리하는 뉴사우스웨일스주(NSW) 국립공원야생동물관리청(NPWS·NSW National Parks and Wildlife Service)과 그 전신인 지역기관들은 시민을 위한 국립공원이라는 대전제 아래, 자연보전이라는 분명한 원칙이 상존하는 방식으로 100년 넘게 성공적으로 국립공원을 관리해 왔다.

■도시와 공존하는 국립공원

지난달 24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하버국립공원 일대 방문객들이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조성우 기자
시드니 남쪽 로열국립공원은 1879년 지정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국립공원이다. 해안 절벽과 해변, 열대우림이 어우러져 등산과 캠핑, 서핑, 고래 관찰 등이 가능하다. 강변의 울창한 숲을 따라 걷거나 카약으로 물길을 둘러볼 수 있다. 태평양을 마주한 와타몰라 해변과 해안 절벽을 잇는 코스트 트랙, 새하얀 사암 절벽이 층층이 쌓여 케이크처럼 생긴 웨딩케이크 바위도 대표 명소다. 특히 취재진이 방문한 해킹 강을 낀 오들리 지구에는 방문자센터와 카페, 피크닉 시설, 보트 대여시설이 있어 결혼식이 열리는 진풍경도 벌어질 정도로 접근성이 좋았다.

시드니 하버국립공원은 도심의 항구 주변 해안과 섬에 보호구역이 흩어진 형태다. 브래들리스 헤드 전망대에 서면 바다 건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펼쳐진다. 숲과 바다가 맞닿은 산책로를 따라 차우더베이까지 걸을 수 있으며, 미들 헤드에는 옛 군사시설도 남아 있다. 원주민 문화유산과 도심 경관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울창한 숲과 항구 경관을 번갈아 보여준다. 고층 건물이 밀집한 도심을 마주하면서도 해안 숲과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두 국립공원의 탐방객도 많다. NSW 주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4~2025 회계연도 통계에 따르면 로열국립공원 방문객은 490만 명으로 주 전체 2위, 하버국립공원은 220만 명으로 6위였다.

■탐방로 정비·출입 제한 병행

NPWS는 모든 국립공원의 여가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보전을 위해 탐방객 이용 형태 또한 적극 관리한다. NPWS의 핵심 관리 사항은 ▷탐방객 활동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 모니터링 ▷필요한 경우 계절별 또는 일시적인 출입 통제 ▷민감한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보전사업 시행 등이다. 특히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정된 탐방로와 환경교육, 안내표지판 설치도 꾸준히 한다.

자전거와 승마 등 여가 활동은 별도 지침을 적용한다. 탐방객을 무조건 통제하기보다 허용된 공간에서 자연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용에는 적극적으로 시민 의견을 반영한다. 국립공원에서 자전거 이용을 위한 의견 수렴을 위해 시민 1000명의 의견을 조사하기도 했다.

생태 보전 정책에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NPWS는 호주 국립공원 관리기관 최초로 ‘멸종 제로(Zero Extinctions)’ 목표를 도입했다. 2030년까지 국립공원 내 모든 멸종위기종의 개체군 변화 추세를 개선하거나 안정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유해 야생동물과 잡초 방제, 서식지 복원, 산불 피해 복구 등을 시행한다. 특히 ‘생태건강 성과평가 프로그램(Scorecard Program)’으로 국립공원의 생태적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한다. 수집한 자료는 관리 정책과 보전 사업에 반영한다. 보호구역 지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하게 유지되는지 평가하는 체계다.

■탐방객 인식 변화가 열쇠

이처럼 많은 시민이 국립공원을 이용하지만, NPWS는 탐방객 이용과 자연보전을 별개의 목표로 보지 않는다. 국립공원 관리기관의 이러한 원칙은 이곳을 찾는 탐방객 인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24일 로열국립공원에서 만난 알렉스 머스그로브 씨는 “NPWS는 물론 이곳을 사랑하는 탐방객들도 환경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있는 그대로 자연을 만끽하려 한다”며 “특히 호주 원주민이 이곳에 있었던 역사적 뿌리를 명확히 인식하는 등 단순히 방문적 이용뿐만 아니라 문화적 인식까지 달리하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NPWS로부터 자격을 인증받은 민간 국립공원 가이드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국립공원의 자연적·문화적 이해를 돕는 동시에 보전의 중요성을 시민에게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기도 하다. NPWS 역시 탐방객들에게 다양한 탐방 및 해설 프로그램, 교육 기회 등을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895개가 넘는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을 관리하는 NPWS는 멸종위기종 보호와 서식지 복원뿐만 아니라, 문화유산 보전사업까지 함께 한다.

NPWS는 분명한 원칙 아래에서 이용과 보전 간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안드레스 비앙키 NPWS 광역 시드니 지부장은 취재진에 “로열국립공원과 시드니 하버국립공원은 험준한 해안 절벽부터 시드니항의 상징적인 해안 경관, 원주민 문화유산까지 시드니에서 가장 뛰어난 자연·문화 경관을 간직한 곳”이라며 “우리의 역할은 사람들이 국립공원에 접근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이처럼 특별한 환경을 보호하는 일 사이에서 신중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호주 시드니 국립공원 개요

이름

위치

지정연도

면적

특징

로열국립공원(Royal National Park)

호주 NSW주 시드니 
도심 남쪽 약 30㎞

1879년
(호주 최초)

160㎢

해안절벽·해변·열대우림·폭포 등이 어우러진 해안·산림형 국립공원

시드니 하버국립공원(Sydney Harbour National Park)

호주 NSW주 시드니 
도심 해안

1975년

3.93㎢

도심형 해안·문화유산 국립공원

※자료 : NSW 국립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NSW National Parks and Wildlife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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