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진단을 받고 9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한때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등 병세가 계속 위중한 상황이다.

교황청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며 “따라서 어제 설명한 바와 같이 교황이 위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교황청이 교황의 입원 뒤 병세를 ‘위중하다’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인 지난 11월 13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일 삼종 기도를 위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의료진이 환자의 병세를 설명할 때 쓰는 ‘위중하다’(critical)는 표현은 종종 즉각적이고 집중적인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과 혈액에 문제가 발생해 산소 투입과 수혈 치료까지 받았다.

교황청은 “교황이 오늘 오전에 천식과 비슷한 지속적 강도의 호흡 곤란을 보여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다”며 “오늘 혈액 검사에서 빈혈과 연계된 혈소판감소증 역시 나타나 수혈을 했다”고 밝혔다.

병세가 악화하기는 했으나 교황은 여전히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실에서 주변에 반응하며 일상을 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청은 “교황이 의식이 있고 오늘은 안락의자에서 보냈지만 어제와 비교할 때 더욱 피곤한 상태였다”며 “현 시점에서 향후 상태(예후)는 계속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올해로 88세인 교황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면 그가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이 양쪽 폐에 앓고 있는 폐렴 때문에 겪을 수 있는 합병증인 패혈증을 중대한 우려로 지목했다. 교황의 담당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교황에 가장 큰 위협은 호흡기에 있는 세균이 혈류로 침투해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호흡기 문제와 그의 연세를 고려하면 그가 패혈증에 걸린다면 회복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교황의 쾌유를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알피에리 박사는 “교황이 자신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전하라고 우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기준으로 의료진은 교황에게 패혈증 징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교황청은 와병 중인 교황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과 소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페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사임한다는 소문은 “불필요한 것”이라며 정말 중요한 것은 교황의 회복과 복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루머가 퍼지고 몇몇 잘못된 발언이 나오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임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교황청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기에는 ‘다균성 호흡기 감염’으로 복합적 임상 상황을 겪고 있다고 전했던 교황청은 지난 18일 흉부 컴퓨터단층활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지난 19일부터는 교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전날 병세가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의료진 권고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교황의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