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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 시각] 연희단거리패 공연 '오구'

다시 봐도 또 보고 싶은 '명불허전'

부산은행장과 임·직원 160여명

CEO와 함께 하는 문화초대석

이장호 행장 "정말 보고 싶었다"

  • 유창우 기자 chang@kookje.co.kr
  •  |   입력 : 2010-03-25 19:34:30
  •  |   본지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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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연희단거리패의 간판 레퍼토리인 '오구' 공연이 끝난 후 이장호 부산은행장이 감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다시 봐도 보고 싶은 연극이었다.

연희단거리패의 간판 레퍼토리 '오구' 공연이 열린 지난 24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가마골소극장에는 이장호 부산은행장을 포함한 부산은행 임·직원과 가족들 160여 명이 극장을 가득 채웠다. 'CEO와 함께하는 문화초대석'이 마련됐다. 부산은행은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매월 두차례 문화공연 관람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감성경영'의 일환인 셈이다.

'오구'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3대 1의 경쟁을 치러야만 했다는 후문이다. 행사를 주최한 부산은행 지역문화홍보부는 관람 수요가 넘쳐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구'를 보기 위한 사연들도 구구절절했다. 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친정 언니, 갱년기가 와서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 애들을 손수 키워주시는 시어머니, 환갑을 맞이하신 아버지와 함께 보고 싶다는 등의 사연이 넘쳐났다는 것.

연극은 연출가 이윤택 씨가 직접 무대에 올라 '오구'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씨는 20년간 공연한 '오구'에 얽힌 일화와 '오구'를 보는 방법, 삶과 죽음의 의미를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특히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연극올림픽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히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국적 해학이 깊으면서도 쉽고도 재미있어 팔순 노모에서 어린이까지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오구'답게 객석은 가족 단위 관객들의 환호와 열기로 가득찼다. 독립적인 에피소드들이 상호 유기적 관계를 맺는 전통극 구조에 쉽게 감정이입이 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남자 성기를 희화화한 저승사자의 복장은 관객들을 자지러지게 했다. 웃음보가 터진 어린이는 연신 키득키득댔다. 배미향 남미정 등 원년 멤버들은 여전히 불같은 에너지를 뿜어내며 삶과 죽음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신명나는 저승길을 펼쳐보였다.

부산은행 본부 부부장 손해종(여·50) 씨가 모시고 온 어머니 이정숙(71) 씨는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승과 이승이 갈리는 무대가 인상적이었다"며 "초상집 풍경이 많은 생각을 품게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장호 부산은행장은 "오늘 오후 6시30분께 본점 건물 불 다 끄고 나왔다. '오구'는 오래 전부터 꼭 한 번 보고 싶은 연극이었다"면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한 달에 두 번가량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극은 그렇게 끝났다. 이제 산 자만이 남았다. 산 자들을 위하여 부산은행은 뒤풀이까지 마련했다. 이장호 행장과 함께하는 가벼운 맥주파티를 끝으로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내일의 활기찬 직장생활을 기약하며.

공연은 오는 4월 18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4시, 7시30분, 일·공휴일 오후 4시(월 공연없음). 일반 3만 원, 대학생 2만5000원, 초·중·고 2만 원. 1588-9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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