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영화의 힘' 특별전 첫 상영
- 김지석·이지훈 강연, 관객과 대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대만 영화와 1996년 1회 때부터 깊은 우정을 쌓아 왔고, 좋은 작품을 발굴해왔습니다. 작품성에 비해 자국 영화 시장에서 홀대받는 대만 영화가 BIFF를 통해 활발히 소개됐죠. 한때 주춤했지만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재능 있는 감독도 꾸준히 나옵니다."

	대만 영화에 관해 강연하는 김지석(오른쪽) BIFF 수석프로그래머.

지난 22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김지석 BIFF 수석프로그래머가 대만 영화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두루 조망하며 현주소를 짚어보는 드문 자리인 '아시아 영화의 힘' 특별전 현장이었다. 'BIFF의 동맹'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 9개 나라의 영화계를 살피는 '아시아 영화의 힘'은 2015년 BIFF 20주년을 맞아 KBS 부산과 공동 제작했다. 이달부터 영화의전당에서 매월 한편씩 8편을 소개한다. 첫 상영이던 지난 22일 대만 편이 소개됐고, 이지훈 필로아트랩 대표의 사회로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강연이 이어졌다.

샤오추첸 감독의 다큐멘터리 '페이스 타이완'은 약 30년 전부터 시작돼 허우샤오시엔, 차이밍량으로 이어진 대만 뉴웨이브와 그 영향을 강하게 받은 젊은 감독들까지 최근 영화 흐름을 보여줬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움츠러든 대만 영화계, 두드러진 다큐멘터리의 강세, 2008년 웨이더솅 감독의 '하이자오 7번지' 성공으로 다시 힘을 받아 르네상스를 준비하는 현주소가 인상 깊었다. 중국의 압박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지 못한 현실과 자국 정체성을 고민하는 영화인들 모습도 울림이 컸다.

김 프로그래머는 "1980년대 에드워드양, 허우샤오시엔, 차이밍량으로 이어지는 뉴웨이브가 등장하며 이전과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여줬지만, 이후 스크린쿼터 해제 등의 이유로 연간 영화 제작이 10편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시장은 급격히 쇠락했다. 현재는 활기를 띠며 살아나는 분위기다"라고 분석했다. "대만의 아픈 역사를 넘어 그 땅에 살던 원주민을 돌아보는 등 새로운 주제의 뛰어난 작품이 나오고 있다. 다큐멘터리 전통이 있고, 여성 제작자의 영향력이 크다는 특징도 있다"는 설명에서 대만의 강한 저력을 실감했다. 질의응답에서는 대만 청춘 로맨스 영화, 중국영화와 다른 대만영화의 섬세함, 중화권 영화 시장에 관한 깊은 질문이 나왔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오후 7시. 다음 편은 일본 편.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