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일 작곡가 윤이상 유해 안장
- 타계 23년 만의 ‘귀향’ 주제로
- 루트커 엥겔스의 음악극부터
- 보훔 심포니-정경화 개막공연…
- 교사시절 쓴 낙동강의 시도 초연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는 ‘2018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열흘 동안 열린다. 타계한 지 23년 만에 유해가 고향 통영에 돌아온 것을 기념해 ‘귀향’을 주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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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 공연을 맡은 명문 오케스트라 보훔 심포니.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오는 30일~다음 달 8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과 통영 일원에서 ‘귀향-Returning Home’을 주제로 2018 통영국제음악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윤이상 선생이 깊이 그리워했으나 끝내 돌아올 수 없었던 고향 통영에 돌아온 해(국제신문 지난달 26일 자 14면 보도)라 더욱 뜻깊다. 독일 베를린에 묻혀 있던 고인의 유해는 지난달 25일 통영에 도착했다.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된 데 이어 이념 논쟁에 휘말려 2년간 옥고를 치른 후 고국을 떠난 지 4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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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이상. |
고향을 사무치게 그리워한 선생은 1994년 일본을 찾아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를 먼발치서 보고 울며 돌아갔고, 이듬해 11월 베를린에서 영면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통영 바다가 보이고,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곳에 묻히고 싶다’던 선생의 뜻을 기려 개막일인 오는 30일 통영국제음악당 근처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선생을 안장한다.
‘귀향’이라는 주제와 함께 눈길을 끄는 공연은 30일 세계에서 초연되는 루트거 엥겔스의 음악극 ‘귀향(Returning Home)’이다. 살아 있는 동안 고향에 오지 못한 윤이상의 여정은 트로이 전쟁과 고난으로 20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오디세우스의 여정과 교차한다. 2013년 ‘세멜레 워크’로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반향을 일으킨 오페라 연출가 루트거 엥겔스와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극음악을 연주하는 독일 악단 솔리스트 앙상블 칼레이도스코프, 소프라노 안나 라지에예프스카, 바리톤 이응광, 전통가곡 이수자 박민희의 노래와 유홍의 대금, 김웅식의 장구가 어우러지며 ‘귀향’의 본질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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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
개막 공연은 서독일을 대표하는 명문 오케스트라 보훔 심포니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맡는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과 함께 윤이상의 1981년 작품 ‘광주여 영원히’가 울려퍼진다. 보훔 심포니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주목받은 소프라노 황수미와 31일 협연도 한다.
한스-크리스티안 오일러가 지휘하는 하노버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윤이상 실내교향곡 2번 ‘자유에의 헌정’(1989)과 1952년 작곡돼 수십 년 잊혔다가 최근 재발견된 윤이상의 관현악 모음곡 ‘낙동강의 시’를 세계 초연한다. 이 곡은 선생이 6·25 전쟁 중 부산고 음악교사 재직 시절 작곡해 영화 ‘낙동강’ 테마 음악으로 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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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왼쪽),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른 소프라노 황수미. |
지휘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도 통영을 찾아 폐막 공연을 선보인다. 에셴바흐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다음 달 7일 피아니스트 치몬 바르토, 소프라노 황수미의 협연으로 볼프강 림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진은숙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개작한 ‘퍼즐&게임 모음곡’ 등 현대음악을 연주한다. 이어 폐막일인 8일 윤이상의 ‘바라’,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 협연으로 번스타인의 ‘세레나데’,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윤홍천, 바이올리니스트 토비아스 펠트만, 첼리스트 양성원 등 유명 연주자가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명곡을 연주한다. 독일문화원과 함께 아시아의 젊은 작곡가를 소개하는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 리사 피셔와 재즈 트럼페터 아투로 산도발 등의 공연도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