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관객 홀린 생동감 넘치고 유려한 ‘운명’

2019 통영국제음악제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9-03-31 19:33:30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스위스 ‘루체른 오케스트라’
- 베토벤 ‘운명’ 공연으로 개막
-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 압두라이모프 피아노 완벽
- 국내외 음악가 7일까지 향연

2019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으로 문을 열며 열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한 해 앞두고 TIMF는 ‘운명(Destiny)’으로 올해 주제를 선정해 ‘운명’의 화두를 발견하도록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고향 통영을 그리워했으나 끝내 유해로 귀향할 수밖에 없었던 작곡가 윤이상의 운명도 자연스레 겹친다.
   
지난 29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9 통영국제음악제(TIMF) 개막 공연 모습. 미하엘 잔덜링이 지휘하는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가 협연하고 있다. TIMF 제공
지난 29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개막 공연은 전석 매진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독일 지휘 거장 쿠르트 잔덜링(1912~2011)의 아들이자 독일 드레스덴 필하모닉 수석지휘자인 미하일 잔덜링 지휘로 스위스 명문 악단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과 하인츠 홀리거 ‘장송 오스티나토’(아시아 초연) 연주를 맡았다. 공연 전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운명을 편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미하일 잔덜링의 말처럼 연주는 유연하게 물 흐르듯 이어졌다. 도입부부터 심각하고 비장한 분위기가 부각됐던 기존 연주와 다른 색채를 선보였고,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생동감 넘치고 유려한 연주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스타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28)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개막 공연 하이라이트였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젊은 연주자인 그는 압도적인 타건과 러시아 정서를 완벽하게 담아낸 연주로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화려한 테크닉과 스케일로 피아니스트들에게 고난도로 꼽히는 연주곡이지만, 젊은 연주자는 파워풀한 기량으로 오케스트라에 밀리지 않으면서도 조화로운 하모니를 가뿐히 만들어 냈다. 수차례 커튼콜 후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앙코르로 연주해 열광적 반응을 끌어낸 그는 공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첫 통영 공연에서 관객이 따뜻하게 맞아줘 무척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개막 공연이 끝난 늦은 밤까지도 공연은 이어졌다.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는 윤이상의 수제자였던 세계적 작곡가 도시오 호소카와의 오페라 ‘바다에서 온 여인’이 아시아 초연으로 공개됐다. 서양 오페라와 일본 전통 가무극 ‘노’를 결합한 작품으로 예술계 화두 중 하나인 ‘난민’을 담았다. 중동 출신 여성 난민이 등장해 일본 고대 혼령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노 가수 아오키 료코와 소프라노 사라 베게너가 출연했다.

완전히 다른 배경과 사연이지만, 전쟁의 비극과 상실이라는 정서가 공감대를 이루며 이질감을 해소했다. 벨기에 연출가 토마스 이스라엘의 비디오 아트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의 배경을 효과적으로 전달했고, 지휘자 성시연이 이끈 TIMF 앙상블의 음악이 극을 안정되게 받쳤다. 서양 악기로 동양적인 음악을 연출하며 작품 속 시대, 국가, 장르의 결합이 이뤄졌다.

축제 첫 주말이던 지난 30, 31일 역시 통영에 많은 음악 팬의 발길이 이어졌다. 30일 오후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윤이상의 ‘화염 속의 천사’와 브람스 독일 레퀴엠은 평소 접하기 힘든 무대로 객석이 가득 찼으며,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인 함부르크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결성한 파베르제 퀸텟과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가 협연한 무대 또한 큰 관심을 끌었다.

2019 TIMF는 오는 7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펼쳐진다. 최고의 윤이상 전문 첼리스트 고봉인, 프랑스의 전설적인 하프 연주자 그자비에 드 메스트로, 현대 음악 전문 연주자들로 결성된 아르디티 콰르텟, 빠르게 떠오르고 있는 첼리스트 임희영, 지휘자 정치용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고음악과 현대음악 양쪽을 넘나드는 소프라노 서예리,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 플루티스트가 된 김유빈, 국내외 실력파 단원으로 결성된 통영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무대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자세한 정보는 통영국제음악제 홈페이지(www.tim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의힘, 주말 이후 대선 모드…김문수·홍준표 등 출마 선언 이어질 듯
  2. 2대구 북구 산불 현장서 진화헬기 추락…조종사 1명 사망
  3. 3우의장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 시행 제안”
  4. 4홍준표 “25번째 이사 …마지막 꿈 향해 상경”
  5. 5‘울산 울주·대구·전남 순천’ 전국 곳곳 야산에 불…진화 중
  6. 6[속보] ‘산불 의인’ 인니 국적 3명 “특별기여자 체류자격 부여”
  7. 7尹정부 경기동행지수 날개없는 추락(종합)
  8. 8미국 전역서 트럼프 반대 “손 떼(Hands Off)” 시위
  9. 9부산, 울산, 경남 대체로 맑고 포근… 낮 최고기온 부산 17도
  10. 10뉴욕타임스 “지난 4개월간 한국 민주주의 원상 회복력 입증했다”
  1. 1국민의힘, 주말 이후 대선 모드…김문수·홍준표 등 출마 선언 이어질 듯
  2. 2우의장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 시행 제안”
  3. 3홍준표 “25번째 이사 …마지막 꿈 향해 상경”
  4. 4끝내 승복 않는 尹…지지단체에 “늘 여러분 곁 지키겠다”
  5. 5민주 “尹, 대선승리 운운 관저정치…국힘, 尹과 결별해야”
  6. 6국민의힘 지도부, 그대로 간다…의총서 박수로 재신임 추인
  7. 7尹 정부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 내주 본격화
  8. 8“내란 잔불처리 우선”…민주 지도부, 우의장 개헌 제안에 ‘반대 목소리’
  9. 9[속보] 우의장 “개헌 제안, 민주당 포함해 여러 당 지도부와 얘기한 것”
  10. 10지지층 향해 메시지 낸 尹에…민주 “극우선동 획책, 괴기하다”
  1. 1尹정부 경기동행지수 날개없는 추락(종합)
  2. 2영끌 대신 살 아파트 지분투자… ‘한국형리츠’ 제도화 시동
  3. 3토허제 시행에도 강남3구·용산·성동 아파트값 고공행진
  4. 4尹정부 경기지수 ‘최저치’로 마침표…계엄 후 더 추락
  5. 5韓경제 향후 두 달 공백기…10조 필수추경 투입 등 절실
  6. 6미 USTR "기존 무역협정 '현대화' 필요"…한미FTA 재개정 기로
  7. 7‘킬체인 핵심’ 초소형위성체계 개발 ‘이상무’
  8. 8교통안전공단, 부산서 6월부터 전기차 전용 검사장비 실증연구
  9. 9정부, 지자체가 청년·고령자 등 계층 특성 맞는 주택 건설 때 80% 지원
  10. 10해수부 “봄철 늘어나는 섬 나들이 땐 안전이 최우선”
  1. 1대구 북구 산불 현장서 진화헬기 추락…조종사 1명 사망
  2. 2‘울산 울주·대구·전남 순천’ 전국 곳곳 야산에 불…진화 중
  3. 3[속보] ‘산불 의인’ 인니 국적 3명 “특별기여자 체류자격 부여”
  4. 4부산, 울산, 경남 대체로 맑고 포근… 낮 최고기온 부산 17도
  5. 5경북산불 폐기물 비용만 "1500억 이상일 듯"
  6. 6우주항공수도 사천, 위성개발혁신센터 구축 본격화
  7. 7울산서 승용차가 맞은 편 시외버스 등 차량 4대 연쇄 충돌
  8. 8울산 울주 온양읍 야산서 또 불…진화 중(종합)
  9. 9대구 산불 진화현장 추락 헬기 “기령 44년…노후 기종”
  10. 10길어지는 이재민 대피시설 생활, 임시주택 16곳만 설치 중
  1. 1사직구장 재건축, 중앙투자심사 반려 ‘제동’
  2. 2NC, 롯데와 한솥밥 먹나?…사직구장 임시 사용 검토
  3. 3U-17 축구대표팀, 23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
  4. 4박정은 감독 “BNK, 부산의 자랑이 되길” MVP 안혜지 “우승 맛 보니 한 번 더 욕심”
  5. 5롯데, 적과의 동침…NC, 사직구장에 둥지 튼다
  6. 6유격수 구인난 롯데, 경쟁체제 희망
  7. 7롯데 반즈, 사직 징크스?…폭삭 무너졌수다
  8. 8KCC 홈경기 8연패 탈출…4일 삼성과 마지막 홈전
  9. 9[뭐라노] 사직구장 재건축 '제동'
  10. 10레이예스마저 깼다…"롯데, 돌아왔구나!"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동삼동패총에서 나온 신석기시대 옹관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무늬오징어’는 ‘흰꼴뚜기’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영화, 독특한 맛의 변주…요리사 출신 감독의 기묘한 기행
시간여행 ‘환상’을 매개로 냉정한 현실 다뤄…“작은 감정이라도 느끼게 하는 영화이길”
리뷰 [전체보기]
신인이 이끈 시립극단 정기공연 ‘박수 갈채’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불경기에도 많은 관람객…청년·신진작가 약진 눈길
통영국제음악제 문 연 임윤찬, 산불피해 아픔 달랜 감동 선율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그림과 함께 보는 시산문 50편 外
봉준호의 영감은 어디서 나올까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무슨 일 하세요? 묵묵히 살아가는 소시민 이야기
따라 썼을 뿐인데…디지털시대, 필사가 주는 힘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황제성-숲속
김지선-In the shadow of Fear, Toward the Light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청명한 이 아침에 /이상훈
청바지 /윤현숙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트렁크’ 서현진 정윤하
배우 문소리의 전천후 행보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검은 수녀들’ 송혜교
‘하얼빈’ 현빈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영화 ‘수상한 그녀’ 흥행 10년…K-드라마로 다시 안방 흔들까
일반인 출연자 잇단 스캔들, 검증 문제 도마 위에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사제(師弟)에서 도반(道伴)으로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다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승부’ 개봉 첫 주말 1위…‘로비’는 예매율 1위
예매율 1위 이병헌 주연 ‘승부’…2위는 하정우의 ‘로비’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5년 2월 20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5년 2월 19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보사노바 가득한 애니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
김태춘이 만든 다목적 문화공간 ‘국제악기’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5년 4월 7일(음력 3월 10일)
오늘의 운세- 2025년 4월 3일(음력 3월 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4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계운별궁에 올리는 고사리가 지체됐다는 ‘승정원일기’ 내용
진달래꽃을 통한의 핏물로 묘사한 조선 중기 권호문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