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서
- 루체른 오케스트라와 협연
- 압도적인 무대로 객석 열광
- 낯선 우즈베키스탄 출신이나
- 세계서 주목 받는 젊은 스타
- “협연해보지 않은 지휘자와
- 많은 무대·새로운 연주 준비”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가 연주자로서 첫 번째 롤모델입니다. 아르투르 슈나벨, 빌헬름 켐프, 에드윈 피셔 등 많은 피아니스트도 좋아하고 참고하죠. 일단 레퍼토리를 더 늘리고, 협연해 보지 않은 지휘자와 많은 무대를 경험해 보는 것이 현재의 목표예요. 다음 시즌에도 쇼팽 프렐류드 24곡 전곡, 드뷔시 어린이 차지,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등 새로운 연주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달 29일 열린 2019 통영국제음악제(TIMF) 개막공연에서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미하엘 잔덜링 지휘)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해 뜨거운 무대를 만들었던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28·사진)가 취재진을 만나 이처럼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그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스타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1990년 타슈켄트에서 태어나 16세 때부터 미국에서 공부해 2009년 런던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6년 7월 BBC 프롬스(런던 음악축제) 데뷔 후 끊임없이 무대를 열어오고 있다.
경이로운 테크닉과 섬세함, 깊이 있는 음악성을 지닌 피아니스트로 인정받는 그는 개막공연에서도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여 객석의 열광적 반응을 끌어냈다. 타건은 거침없었고, 오케스트라와 호흡도 완벽했다. 무엇보다 그가 가진 소리는 라흐마니노프의 러시아적 정서를 담아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베조드는 “통영은 첫 방문이다. 관객이 매우 따뜻하게 맞아줘 행복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통영에서 베조드는 함부르크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이 결성한 파베르제 퀸텟과 멘델스존 피아노 6중주(30일)를, 피아노 리사이틀(1일)로 바그너와 프로코피예프 등을 연주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상대적으로 낯선 우즈베키스탄 출신 연주자만이 가질 수 있는 이점이 있을까. 옛 소련 작곡가 프로코피예프,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등으로 특히 찬사를 받았고, 어린 시절 러시아에서 교육받은 그의 배경은 동유럽 음악에 더욱더 어울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베조드는 “러시아 음악을 좋아하지만 그것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 음악도, 프랑스 음악도 좋아한다. 우선은 더 많은 곡을 다뤄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는 어린 시절 추억이 남아있는 소중한 고향이다. 그곳의 서양 음악 연주 환경은 15년 전부터 쇠퇴하고 있다고 느낀다. 음악이 줄고, 훈련을 돌봐줄 선생님들도 돌아가시거나 다른 나라로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국을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단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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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는 베조드 압두라이모프. TIMF 제공 |
이번 통영국제음악제 참가를 계기로 윤이상(1917~1995)의 음악을 알아가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그는 “윤이상의 이름과 명성은 알고 있었으나 동시대에서 교류할 수 없다 보니 그동안 접할 기회가 없었다. 과거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참가를 고민하기도 했다”며 “음악제 기간 윤이상의 작품을 듣고 있다. 이번에 배워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통영 무대 이후에도 그의 연주는 계속 이어진다. 싱가포르, 러시아, 영국, 카자흐스탄 무대를 여는 베조드는 오는 6월 20,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이미 몇 차례 내한 공연과 부산 공연으로 국내 팬을 만났던 베조드는 이번 무대에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