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2020 신춘문예] 당선인 4명의 포부

문학으로 위로받고 위안 주다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9-12-31 20:01:56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신춘문예 당선작 보기


“내가 문학에서 위로받은 만큼 누군가에게 위안을 주는 작품을 쓰고 싶다.”

“요즘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아프다. 내 글을 통해서 덜 아프고 조금은 수월하게 아플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인들. 왼쪽부터 정희안(시) 윤애라(시조) 이알찬(동화) 강이나(단편소설) 씨.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202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인 4명의 공통된 소감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시 부문 정희안(본명 정미화·51), 시조 부문 윤애라(56) 씨, 단편소설 부문 강이나(본명 강희숙·47) , 동화 부문 이알찬(본명 이현희·45) 씨를 최근 만났다.

202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응모 인원은 총 726명. 시 부문 342명(1330편), 시조 120명(445편), 단편소설 133명(146편), 동화 131명(137편)이 응모했다.

평균 181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선의 영광을 차지한 네 사람은 문학을 하는 즐거움과 간절함,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더 치열하게 글을 써내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이제 문학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들의 ‘문학과 삶’에 대해 들었다.

# 시 부문 정희안 씨

- “3년 퇴고해 응모… 더 치열하게 쓸게요”

# 시조 부문 윤애라 씨

- “7전8기끝 당선… 공감하는 글 써야죠”

# 단편소설 부문 강이나 씨

- “독자와 소통하는 작품 꼭 내고 싶어요”

# 동화 부문 이알찬 씨

- “일기가 도움… 아이들 글로 위로하고파”

■문학이 내 속에 들어왔던 그 순간

정희안=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를 좋아했어요. 제 글이 좋다고 담임 선생님이 학급 게시판에 붙여놨었어요. 그 일을 계기로 막연하게 시인이라는 꿈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후엔 사는 게 바쁘니까 다 잊고 지냈는데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문득 저 자신을 돌아보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어요. 10년 전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윤애라=저 역시 시를 쓴 지 10년 됐어요. 시조를 공부할 때 선생님이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하루 3시간씩 10년을 투자하면 무엇인가 이룰 수 있다는 그 말을 막연히 믿었어요. 도리어 충분히 준비가 안 됐는데 시인이 될까 봐 불안했어요. 신춘문예 응모는 이번이 8번째고 7전 8기 각오로 했어요.

강이나=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작가가 되려는 꿈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어요. 우연히 쓴 시가 칭찬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10년 전부터 신춘문예에 계속 응모를 했는데 당선되지 않아도 스스로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졌어요.

이알찬=저는 직장 생활을 18년 정도 하다가 2013년 일을 그만두고 육아를 하게 됐어요. 어린이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동화 창작 수업을 듣게 됐고 첫 작품을 썼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작가가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막상 글을 써보니 매력을 느꼈어요. 중학교 때 시집을 만들었던 것, 20년간 일기를 썼던 것이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등단하기까지

정희안=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이랑 5, 6년 전부터 투고를 시작했어요. 2017년 한 언론사의 신춘문예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죠. 전공자도 아니었는데 그때 용기가 생겼어요. 이후에도 해마다 닿을 듯 말듯 2등을 했어요. 이번 당선작은 언어유희를 이용한 시예요. 제가 글을 읽을 때 오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독한 것을 메모하다 보니 노트가 금방 채워졌어요. 이를 재밌게 써볼까 해서 2016년 말에 처음 썼고 이후 여러 차례 퇴고를 거쳐 응모한 작품인데 당선됐어요.

윤애라=시조는 정형시라서 구를 맞춰야 해요. 그것이 마치 괄호 안에 답을 넣어야 되는 수학과 같다고 생각해요. 적확한 말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하는 작업이 처음엔 힘들었어요. 옥죄어오는 그 속에서 기쁨도 컸어요. 일부러 더욱 고통스럽게 매달린 것 같아요. 저도 최종심까지 갔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요.

강이나=소설을 그만 써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마음의 결핍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셀 수 없이 썼어요. 완성한 소설도 50편이 넘어요. 문학은 정답이 없는 작업이라 힘들 때도 많았어요. 좋은지 나쁜지 판가름이 안 되는 게 힘들었고…. 이번 당선작은 오랫동안 고쳐왔고 배경이 되는 비석마을도 수차례 답사하고, 천 번 정도 주인공 부부가 되어서 글을 썼습니다.

이알찬=신춘문예 당선인들의 소감을 봤어요. 빨리 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10년이 걸리더군요. 10년을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2014년 시작해 6번째인 올해 당선 소식을 들었어요. 문학은 정답이 없지만, 생각하고 쓰는 작업 자체는 즐겁게 했습니다.

■나에게 글쓰기란

정희안=조용히 치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맞벌이하다가 그만두고 지금은 전업주부인데, 남편은 여전히 바쁘고 자녀들은 대학 졸업반이고 다들 사는 게 너무 치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글쓰기 역시 조용히 치열한 작업이죠.

윤애라=에디슨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사람은 천재가 아니고 어떤 환경에서도 계속하는 사람이라고 했어요. 제게 있어서 글쓰기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어떤 환경에서도 계속해야 하는 일이에요.

강이나=다산 정약용 선생은 복숭아뼈에 세 번 구멍이 날 정도로 글을 썼다고 해요. 소설을 쓸 때도 그런 끈기와 인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미 삼아 쓰는 게 아니라 잘하고 싶어요.

이알찬=제게 글쓰기는 느닷없이 닥쳐오는 아이디어, 생각들이에요. 평소에 집안일을 할 때도 여러 가지 상상을 많이 해요. 그럼 어떤 장면이 떠오르고 소재도 찾게 되고. 길을 가다가도 저의 모든 신경은 글쓰기에 꽂혀 있음을 느껴요.

■앞으로 써나갈 글

정희안=앞으로 더 치열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요즘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아픈 것 같아요. 제 글을 통해서 덜 아프고 수월하게 아픔을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윤애라=제 글의 주제가 ‘연민’이에요. 연민을 누추한 시선이 아닌 대상을 위로하고, 사람들이 공감하는 글로 담고 싶습니다.

강이나=소설은 제가 쓰고 싶은 걸 쓰는 일기 같은 것이 아니고 독자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읽기 편하고 독자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이알찬=지난해 친정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난 후 당선작을 썼어요.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역시 엄마가 돌아가시고 2년이 지난 상황이에요. 당시 글을 쓰면서 내 상황을 투영하고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아이들이 힘들 때마다 제 작품의 어느 한 장면을 떠올리고 위로를 받는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2020년 신춘문예 응모작 현황

부문

응모자

응모작

시

342명

1330편

시조

120명

445편

단편소설

133명

146편

동화

131명

137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3. 3‘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4. 4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5. 5‘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6. 6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7. 7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8. 8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9. 9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3. 3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4. 4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5. 5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6. 6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7. 7‘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8. 8[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9. 9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10. 10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10. 10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5. 5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6. 6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7. 7“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8. 8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9. 9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0. 10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1. 1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2. 2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8. 8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