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문 연 부산음악창작소
- 음반·뮤비 제작 등 전반적 지원
- 지역 음악인 든든한 버팀목으로
- 콘텐츠 범람 속 홍보 역할 커져
- 호평 얻은 유튜브 채널 등 활용
- 시대에 맞춘 시스템 전환 요구
- 창작소, 사업 세분화 필요 확인
- 뮤지션 간 네트워크 조성도 약속
- 소통 통한 현장 고충 적극 수용
-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 구축돼야
대중음악 시장 다양화를 꾀하고, 비주류 음악을 활성화하는 음악창작소는 ‘뮤지스땅스’라는 이름으로 2014년 서울 마포구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규모를 확장하면서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은 2014년 이 사업에 선정돼 2015년 지역 음악인들에게 부산음악창작소 ‘Music Lab Busan’(부산 금정구 장전동)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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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음악창작소의 시설·기자재·지원시스템을 활용해 성과물을 낸 음악 팀이 공연하고 있다. 부산음악창작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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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7년이 흘렀다. 부산 음악 생태계를 조성하고 대중음악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부산음악창작소의 지난 7년은 어떤 시간이었는지,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공간 이전과 시스템 전환을 도모하며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상황도 알아본다.
■ 대화는 꾸준히 정기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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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음악창작소가 갖춘 다양한 장비와 설비(위)와 음악 팀 ‘프로젝트 반했나’ 활동을 담은 영상(아래). 부산음악창작소 제공 |
부산음악창작소는 지난 4월 16일 지역 뮤지션들을 대상으로 2021년도 운영 간담회를 개최하고 사업 관련 의견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비전 수립을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간담회를 못 열다가 실로 오랜만에 개최한 대화 시간이었다. 참여한 뮤지션들은 허심탄회하게 필요한 점을 이야기했다.
간담회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특별한 제약 사항 같은 것은 없었고 부산에서 음악과 관련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평일 낮 시간대여서 그때 일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뮤지션은 오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실로 오랜만에 이와 같은 계기가 마련됐고, 참여자의 열기가 아주 높아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 ‘홍보’ 어려움 토로한 뮤지션들
간담회에 참석한 부산의 뮤지션은 대부분 ‘홍보’와 관련한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토로했다. 홍보 관련 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현재 부산음악창작소는 뮤지션 음반 제작과 함께 ▷300만~700만 원 안팎의 뮤직비디오 제작 지원 ▷라이브 영상 제작 ▷쇼케이스 등 홍보와 프로모션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부산음악창작소는 지난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부산 뮤지션들과 영상 제작 등의 다양한 사업도 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확대되길 바라는 것이다.
‘홍보’는 언제나 큰 고민거리이자 어려운 미션이다. 홍보는 음악뿐만 아니라 콘텐츠 범람 시대의 문화예술 모든 영역에서 고민이 커지는 분야다. 뮤지션들의 요구가 음악 제작 환경 쾌적화보다 홍보로 바뀌는 것은 무엇보다 홈 레코딩이 보편화되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의 음악 제작이 대형 스튜디오가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부산음악창작소가 향후 사업 변화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이다.
■ 영상 부문 새로운 시도 호평
홍보 관점에서 부산음악창작소는 2020년 새로운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뮤지션들이 코로나19 로 공연을 못하게 되자, 뮤지션들이 제작한 음악과 라이브 영상 등을 결합해 영상을 제작하고, 부산음악창작소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것이다. 뮤지션들의 음악에 최적화한 영상 연출 덕분에 웬만한 다른 지역 음악창작소보다 현저히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입소문이 나고 있다.
게시한 영상 숫자를 보면 서울음악창작소 57개, 대구 85개, 전남 177개이다. 부산은 유튜브 채널이 상대적으로 늦게 오픈돼 11개의 영상만 게시된 상황이지만, 양질의 콘텐츠와 뮤지션의 실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댓글 창을 중심으로 꾸준히 영상 제작 요청을 받고 있다.
■ 유연한 변화·전환 필요
지난 7년간의 음반·음원 제작 지원 사업은 뮤지션들에게 필수적인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자기의 음악을 팬과 시장에 선보이려면 음악 만드는 것을 넘어 디자인과 홍보, 영상 제작까지 해야 할 일은 점점 늘고, 자체 비용만으로는 감당하는 데는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낸 ‘2019 음악 산업백서’을 보자. 온라인 음악동영상 이용 현황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온라인 음악동영상 감상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1, 2번은 영상과 함께 음악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향유자는 더는 음악만 접하지 않으며 이미지·스토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지역 뮤지션 지원 사업이 유연하게 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부산음악창작소 역할은 음악 스튜디오 역할을 넘어 지역 음악 생태계를 아우르는 중간 지원조직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
현재도 뮤직텔링부산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과 지역 음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뮤직 비즈니스, 비주얼 디렉팅 등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해 지역 뮤지션들 역량 강화에 힘쓴다. 생태계 관점에서 볼 때 부산음악창작소와 뮤지션들 사이의 거리감은 더 좁혀질 필요가 있다.
■ 행정과 현장, 거리감 좁혀야
부산음악창작소는 현재 음악 지원 기관으로서 지역 뮤지션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관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기대뿐만 아니라 우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원과 관련한 명확한 비전과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지역 음악 색깔 형성과 ▷지역 뮤지션 역량 강화 ▷지역 음악의 필요성 등을 위해 현장 주체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자 노력해주기 바란다. 지역 레이블 대표들, 라이브 클럽 기획자, 뮤지션들과 대화 자리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현장에서 절실하게 자주 제기되는 이야기에 대해 부산음악창작소는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유연한 사업 변화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제안된 사항을 지역에 적용하기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각 주체와 함께 자문단을 구성하여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 다음 7년도 더 힘차게
부산음악창작소를 운영하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윤병환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간담회에서 지원을 더욱 세분화해야 하고,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고 이후 사업에 반영되게 노력하겠다.” 기획과 제작, 공연과 프로모션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더욱 알차게 다지는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 사이의 네트워크 활성화에도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음악창작소를 향한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2021년, 부산음악창작소는 지역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지역 음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부산 금정구 장전동 스튜디오의 계약 만료에 따라 이전을 고민하는 등 전환점에 놓였다.
무엇보다 여러 미션을 지역과 함께 함으로써 지역 음악 생태계를 살리고 떠받치는 중요 기관으로 확장하기를 바란다.
시민기자·기획자·밴드 해피피플 멤버iamdaehan@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