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사대국(4점 접바둑)
○ 최철한 9단 ● 성무천 부산시 바둑협회 부회장(전 부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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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제 24회 부산광역시장배 전국바둑대회 명사대국에서 최철한(왼쪽) 9단과 성무천 부산시바둑협회 부회장이 대국을 펼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 접전 끝 승패 없이 대국 마무리
- 최 “다시 열린 대회 기쁘게 참석”
- 성 “귀한 분 함께해 많이 배웠다”
부산시장배 전국바둑대회에 참석한 부산 출신 최철한 9단의 인기는 개회식에서부터 실감됐다. 초청기사로 최 9단이 호명되자 전국 바둑 팬들은 박수와 환호로 반겼다. 이에 화답하듯 최 9단은 명사대국과 지도다면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바둑 팬들을 ‘한 수’ 지도했다.
최 9단은 18일 부산시바둑협회 성무천 부회장(전 부산시의원)과 명사대국(4점 접바둑)을 펼쳤다. 오전 11시 바둑판을 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은 환담도 잠시, 점심시간도 잊은 채 80분간 높은 집중력으로 경기를 펼쳤다. 거침없는 최 9단과 신중한 성 부회장이 주고받은 돌이 바둑판을 한참 메우고서야 경기는 승패 없이 끝났다.
대국이 끝난 후 최 9단은 먼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린 바둑대회에 반가움을 전했다. 그는 “3년 만의 대회라 기쁘게 참석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바둑인들도 잘 모이지 못했는데, 어린이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바둑판을 두고 앉은 모습을 보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대회가 막히지 않고 꾸준히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9단은 “성 부회장님이 초반에는 몸이 안 풀렸는지 조금 느리고 더디게 두시더라. 그래서 봐드려야 하나 생각했는데 후반부 끝내기를 너무 잘하셨다. 초반에는 자기 스타일대로 안 두신 듯하다. 오늘은 양보만 하셨는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두신다면 다음에는 제가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성 부회장의 기력을 칭찬했다.
성 부회장은 “최철한 국수님은 1000승 하신 분이다. 귀한 분과 함께해 감개무량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는 경기 내내 혼잣말로 ‘참는다’를 되뇌었는데 “앞선 명사대국에서 공격보다 수비에 신경 쓰면 좋겠다는 지도를 받았기 때문”이라면서 “참고 참고 또 참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최 9단과의 만남이 처음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성 부회장은 “기억 못하겠지만 15년 전쯤 국수님과 바둑을 둬서 패한 적 있다. 그동안 타이젬(바둑사이트)으로 연습했는데, 덕분에 기력이 조금 올라온 것 같다. 다시 한번 고명하신 분과 마주해 많이 배웠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