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퓰리처상 받은 희곡 각색 공연

- 지역 배우·춤꾼 35명 무대에
- 내일·모레 경성대 콘서트홀

원로 연극인 김동규 선생은 1936년생으로 올해 89세다. 그는 1982년 경성대 연극영화학과가 생길 때 초대 학과장을 지냈고, 1998년 부산시립극단이 창단할 때 크게 힘을 보탰으며, 부산국제연극제 초대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최초’를 많이 기록했다. 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부산문화예술 전자아카이브’를 검색하니 연극인으로서 김동규의 최초 연출 작품은 1966년 ‘은하수를 아시나요?’로 나온다. 59년 전이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김옥련발레단의 주요 작품이다. 왼쪽부터 ‘바람의 노래’(1995) ‘거인의 정원’(2020). 김옥련발레단 제공

김옥련발레단은 1995년 창단해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 이 발레단은 창작 발레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 장르와 과감하게 협업하며 자기 영역을 개척했다. 김옥련발레단이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뜻을 담아 발레극 ‘우리 마을’(Our Town)을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에서 18일 오후 2시와 7시30분, 19일 오후 5시에 공연한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가 바로 원로 김동규 연극인이다.

김옥련발레단을 이끄는 김옥련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재활의학병원에서 예술을 활용한 환자 회복 활동을 한다. 그 과정에서 우연찮게 오랜만에 연락이 닿게 됐다. 연세가 있어 몸이 불편한 김동규 선생님을 만나 예술 이야기를 하면서 이분이 손튼 와일더 원작 연극 ‘Our Town’에 애정이 깊고, 절실히 공연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됐다. ‘Our Town’은 인생의 유한함을 극적으로 환기하며 삶에 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김옥련발레단은 그때 부산문화재단의 우수예술지원사업에 응모하려고 이미 다른 작품을 정해두고 기획안까지 만든 상태였다고 한다. 그런데 부산 예술에 이바지한 원로의 그 눈빛이 잊히지 않았던 김 대표는 구성원과 의논한 끝에 응모 작품을 바꿨다. ‘Our Town’을 김동규 연출의 ‘우리 마을’로 공연하는 기획안을 새로 썼고,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1938년 퓰리처상을 받은 ‘Our Town’은 미국 극작가 손튼 와일더의 대표작이자 연극계 고전이어서, 이를 발레·노래·연기가 어우러지는 발레극으로 재구성해 창립 30주년 기념 작품으로 내놓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운현궁의 봄’(2014). 김옥련발레단 제공

이 단체는 ‘운수 좋은 날’ ‘분홍신 그 남자’ ‘거인의 정원’ ‘해운대 연가’ ‘숲속발레 연작’ ‘날개’ 등 많은 창작 발레 작품을 선보였다. 다른 장르와 과감히 협업하고 재미와 대중성을 중시한다.

조연출 유상흘, 안무 및 예술감독은 김옥련이다. 배우 김혜정 서원오 우명희 방도용 이은주 이크신, 춤꾼 서혜인 함수경 등 12명, 숲속어린이발레단 13명이 출연한다. 김 대표는 “여럿이 함께 만들어 뜻깊다. 89세 원로부터 8살 꼬마 발레리나까지 힘을 모았다. 베테랑 배우와 춤꾼 등 35명이 출연한다”고 했다. 관람료 5만 원, 30인 이상 단체 3만 원. 6세 이상 관람 가능. 문의·예매 (051)626-9486, 010-2579-9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