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하나를 청소하는 데 드는 시간은 체크 아웃 객실은 1시간, 재실 객실은 30분 정도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간인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방이 몰려서 열리면 마치 단거리 경주를 하듯이 잠시도 쉴 틈 없이 숨 가쁘게 뛰어다녀야 겨우 기본 유닛을 채울 수 있다. 올 여름 같은 때에는 온종일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서 일하는데도 땀이 주룩주룩 흘러서 저녁이면 유니폼 옷깃과 등에 허옇게 소금꽃이 피어나기 일쑤였다.”

호텔 룸메이드 원상혜(가명) 씨의 글 중 한 대목이다. 일 하면서 열어 놓은 서랍이나 문에 부딪혀 머리가 찢어지고, 화장실 청소하다 미끄러져 고관절 손상을 입는 등 사고도 일어난다. 하지만 회사는 산재 처리를 꺼리며, 개인 비용으로 치료가 끝나면 정산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이 책은 노동자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을 조명하는 프로젝트 ‘6411의 목소리’ 두번째 책으로, 전작 ‘나는 얼마짜리입니까’에 이어 출간됐다. 숫자와 통계로만 읽히는 노동 현장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직접 써 내려간 생생하고 진솔한 언어를 담았다. 삶의 무게를 온몸으로 견디는 이들의 진심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고, 함께 살아가는 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