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의 서로 다른 기억을 이어 도시 공간에 이야기를 심는 색다른 프로젝트가 진행돼 주목받고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기억지도-이어지는 이야기’를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부산민주공원 기록관 체험 교육실(중구 영주동)에서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부산 민주공원 기록관 외관 사진.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이 교육은 같은 공간에 관한 서로 다른 기억을 공유하고 이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육에 참여하면 주어진 부산의 지도 위에 자녀가 먼저 자신의 기억을 시각적으로 기록하고, 이후 부모가 여기에 본인의 기억을 겹쳐 그리며 세대별로 장소와 기억을 비교·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경험이 가족의 기억으로 축적되고, 여러 가족의 기억이 모여 도시의 기억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도시 기억지도’는 가상현실(VR)과 영상기록물로 제작돼 민주공원 전시장과 SNS를 통해 남겨 공동체의 기록물이자 아카이브로 보관된다.

이와 함께 민주공원에서 진행 중인 전시 ‘민주주의기록관 기념-기록의 집을 짓다’와 연결해 기록의 의미를 발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민주공원에서 마련한 이 전시는 기록관이 소장한 민주화운동 사료와 민중미술 작품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조명하며,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기록이 되어 미래의 가치로 확장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진행되며, 회차당 6가족(최대 5명 참여 가능)이 참여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art.busan.go.kr)에서 사전 신청하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부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참가자들이 가족·세대의 경험을 이어보고, 살아 있는 기록의 의미를 느껴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