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컬처 확산속 절반 해외 구독
- 韓영화 문화 가치 재조명 성과
“영화는 시간을 포착하고 영원히 보존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입니다.(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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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상자료원의 유튜브 채널 ‘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 메인 화면(위)과 ‘한국영화 다국어 자막 서비스’ 재생목록 화면.
출처=한국영상자료원 |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한국고전영화 Korean Classic Film’ 채널 (https://www.youtube.com/user/KoreanFilm)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100만 구독자 달성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단일 채널 가운데, 해외 한국 홍보 채널인 ‘Imagine your Korea’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영상자료원은 한국고전영화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한국고전영화 채널을 개설, IPTV나 넷플릭스 등의 OTT에서 보기 힘든 한국고전영화를 무료로 서비스해 왔다. 온라인 영화아카이브를 유튜브에서 소개한 건 영상자료원이 세계 최초인데, 2012년 김수용 감독의 ‘혈맥’(1963)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30여 편이 공개됐다.
여기엔 영상자료원이 보존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영화 ‘청춘의 십자로’(1934)를 비롯해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 ▷김기영 감독의 ‘충녀’(1972)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김수용 감독의 ‘안개’(1967)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 등 한국영화사의 대표작이 포함돼 있다.
한국영화 100선에 포함된 ▷‘별들의 고향’(이장호, 1974) ▷‘영자의 전성시대’(김호선, 1975) ▷‘바보들의 행진’(하길종, 1975) ▷‘바람불어 좋은날’(이장호, 1980) ▷‘기쁜 우리 젊은 날’(배창호, 1987) ▷‘남부군’(정지영, 1990)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박광수, 1995)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박종원, 1992) 등 주옥같은 시대별 명작들도 서비스 중이다.
구독자 수는 2017년 10만 명, 2020년 50만 명을 넘어 2025년 11월 마침내 100만 명을 달성했다. 눈여겨 볼 점은 100만 구독자 중 절반이 해외 구독자라는 사실이다. 여기엔 한국 고전영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모든 작품에 영어 자막을 제공해 온 영상자료원의 노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일부 작품에 베트남어 태국어 아랍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 것 또한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한국학을 연구하거나 강의하는 연구자와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의 확산으로 높아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전 영화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유튜브라는 접근성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되면서, 고전영화가 ‘보존’에서 ‘공유’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세대가 과거 영화를 자기 언어로 소비하며 “고전영화는 낡고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이 아니라 “지금 보니 새롭다”는 재해석도 일어나고 있다.
시대의 한계로 대중에게 오해받은 작품들이 재평가받는 모습도 포착된다. 가장 많은 조회수(5945만 회)를 기록 중인 이두용 감독의 1985년 작 ‘뽕’이 대표적으로 “30년 전에는 외설인 줄 알았는데 30년 후 다시 보니 예술이었구나”와 같은 댓글이 다수 달렸다. ‘뽕’은 국내 영화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녀연기상을 받을 정도로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으로, 흔히 알려진 것처럼 에로물과는 거리가 멀다.
고전영화는 단순한 옛 영화가 아니라, 당대 사회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타임캡슐’ 역할을 한다. 이번 구독자 100만 돌파는 그런 고전 영화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문화유산으로서 영화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편, 영상자료원은 “100만 구독자 달성을 계기로 더 많은 관객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한국 고전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한국 영화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와 공유하는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시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