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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아카데미 고배 마셨지만 북미 흥행몰이…누적수익 1000만弗

23년 만에 ‘올드보이’ 기록 넘어서…박찬욱 ‘칸 심사위원장’ 명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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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고배를 마셨지만, 흥행과 명예는 챙겼다. 박찬욱(사진) 감독 이야기다. 최근 박찬욱 감독의 행보를 보면 인생사 ‘새옹지마’란 말이 떠오른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도전했지만, 최종 후보 5편에 들지는 못했다. 박찬욱 감독은 3년 전 ‘헤어질 결심’ 때도 예비 후보에 올랐다가 최종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기에 이번 결과는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외신은 ‘어쩔수가없다’의 후보 탈락을 두고 “박찬욱이 ‘냉대 받았다(snub)’”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일각에선 ‘어쩔수가없다’를 배급한 미국 네온이 다수의 작품을 동시에 배급하면서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낮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네온은 올해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오른 5편 중 4편의 배급을 담당했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은 23년 만에 북미에서 ‘올드보이’의 기록을 넘어서며 자체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지난해 12월 25일 북미 일부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데 이어, 지난 1월 16일 695개 극장으로 상영관을 확대했다. 확대 개봉 당일 북미 박스오피스 9위에 오르며 상업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꾸준한 관객 유입 속에 지난달 28일 기준 북미 누적 흥행 수익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박찬욱 감독 전작 가운데 최고 스코어였던 ‘올드보이’의 북미 흥행 수익 24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성적이다.

배급을 맡은 CJ ENM 해외 배급 관계자는 “비영어권 영화가 북미 시장에서 관객 저변을 확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성과는 한국 영화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기존 마니아층을 넘어 일반 관객까지 관람층이 넓어졌고, 관람 이후 자발적인 리뷰와 SNS 확산이 이어지며 장기 상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오는 5월 열리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도 위촉됐다. 한국 영화인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건 최초다. 아시아인으로서도 중국 출신의 왕가위 감독 이후 20년 만이다.

박찬욱 감독과 칸 영화제의 인연은 각별하다. 2004년 첫 경쟁 진출작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며 세계 영화계에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이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여 칸과의 관계를 꾸준히 이어왔다. ‘칸느 박’이란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닌 셈이다. ‘칸느 박’ 별명은 류승완 감독이 붙여준 것으로 알려지는데, 류승완 감독의 선견지명에도 눈길이 간다.

정시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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