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백 3명 30대 노장 선발 관련
- 유망주 못키워 선수층 얇아져
- 싱가포르·중국과 월드컵 예선
- 쉽게 보지 않고 철저히 대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18세에 K리그에서 뛰었다면 과연 경기에 나갈 수 있었을까요?”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부터 국가대표팀을 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3일 한국 축구 시스템에 대해 처음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싱가포르 중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 2경기에 대비한 소집훈련을 앞두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다.

먼저 클린스만 감독은 좌우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등 일부 포지션 선수층이 얇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질문을 받았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 오른 풀백 4명 중 김진수(31) 이기제(32) 김태환(34) 3명은 30대 노장으로 셋 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전에 은퇴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 나머지 한 명인 설영우(24)가 좌우 풀백으로 모두 뛸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한 베테랑 정우영(알사드)이 불리지 않은 가운데 박용우(알아인)와 이순민(광주)이 선발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양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는 우리도 고민하고 있다. 이기제 김태환 김진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이가 많아진 건 사실”이라며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도 어린 선수들로 변화를 주고 있다. 두 포지션 모두 내부적으로 고민을 이어가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4강의 호성적을 낸 어린 선수들이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K리그에 대해 쓴소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브렌트퍼드(잉글랜드 김지수) 등 해외로 나간 선수도 있지만 그 많은 선수 중 현재 몇 명이 K리그에서 뛰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한국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는 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이 18세에 K리그에서 뛰었다면 과연 경기에 나갈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그가 스페인에 있었기에 지금의 이강인으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독일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보면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크리스천 풀리식(AC밀란) 등 좋은 유망주를 성장시켜서 팔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약팀을 상대로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155위)와 중국(79위)은 한국(24위)보다 FIFA 랭킹에서 많이 뒤처지는 상대들이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강팀들이 싱가포르의 라이언 시티 등 동남아 팀들에게 패배했다”며 “상대를 쉽게 보지 않고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택근무 논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얘기가 된 부분이다. 난 국대 감독으로 부임했지, 국내 감독으로 부임한 게 아니다”며 “상대팀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를 치를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