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가을 야구에서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다. 5위 탈환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를 줄줄이 놓쳤다. 롯데는 가을 야구 진출이 아니라 ‘6위 사수’조차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가을 야구가 걸린 일주일 첫날인 지난 23일 롯데는 숙적 NC를 만나 2-4로 재역전패했다. 지난 19일 창원에서 열린 NC전에서 롯데는 무려 18-2의 대승을 거뒀다. 지난 23일 경기는 앞선 경기와 달리 침묵에 빠진 타선이 롯데 발목을 잡았다.

가을 야구 진출이 걸린 일주일 첫날 롯데는 NC에 재역전패를 당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NC전에 나서는 롯데 선수들 모습.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뒤쫓는 4위 삼성과 5위 KT는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승차가 벌어지며 5강 주인공은 점차 굳어지고 있다.

롯데의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5위 탈환이 무엇보다 급하다. 하필 이때 7위 NC가 턱 밑까지 쫓아왔다. 23일 기준 롯데와 NC의 승차는 0.5게임에 불과하다. 롯데는 NC의 막판 뒤집기까지 신경 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NC는 롯데보다 한 경기 덜 치렀다. NC는 마지막까지 5강을 목표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쥘 태세다. 롯데의 최악 시나리오는 가을 야구 진출이 무산되고 6위 자리마저 NC에 뺏기는 경우다.

대진운마저 롯데에 불리하다. 롯데는 금요일까지 휴식일 없이 경기를 치른다. 25일 리그 1위 LG와 일전을 가진다. 26일에는 삼성과 맞붙는다. 한창 상승세를 탄 팀들이라 부담스러운 상대다. 반면 NC는 25일 하루를 쉬며 전력을 재정비한다. 26일부터 하위권 팀인 두산과 KIA(2경기)와 경기를 펼친다. 자칫 롯데는 이번 주에 6위 자리를 NC에 내줄 수도 있다.

안타 하나가 아쉬운 때 후반기 장타를 과시하던 유강남 부재가 크다. 사진은 지난 23일 NC전에 출전한 롯데 포수 정보근 모습. 롯데 자이언츠 제공

안타 하나가 아쉬울 때 공격 포수의 부재가 어느 때보다 크다. 롯데 주전 포수 유강남은 후반기 물오른 장타력을 과시했다. 유강남은 지난달과 이달 초 어깨와 쇄골 등에 잇달아 파울볼을 맞았다. 포수 마스크는 못 써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설 수는 있을 것 같았다. 타격 훈련 중 다시 통증이 찾아와 지난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남은 기간 유강남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

롯데 엔트리에 남은 포수는 손성빈 정보근 박건우 세 명이다. 포수 마스크는 손성빈과 정보근이 번갈아 쓴다. 안방마님 역할은 해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공격형 포수와는 거리가 멀다. 손성빈(0.180)과 정보근(0.188)의 타율은 1할대에 머무른다. 팀이 필요한 때 ‘한 방’을 때려주는 유강남과 달리 손성빈과 정보근은 타석에서 존재감이 없다.

주전 포수 유강남 대신 롯데는 손성빈과 정보근이 번갈아 가며 포수 마스크를 쓴다. 두 선수 모두 타석에서 존재감이 약해 유강남 공백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NC전에서 홈 승부를 벌이는 롯데 손성빈.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이번 주 LG와 삼성을 차례로 마주한다. 가을 야구 희망의 불씨는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5위 탈환 또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매 경기 마운드와 타선이 뭉치면 가능성을 조금씩 키울 수 있다. 롯데는 5위 탈환 무산과 6위를 NC에 내주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