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가 '비만'이 되고 있는 듯 하다. 멀쩡한 청소년은 물론 젊은 여성과 중년 남성들마저도 살을 내리려 애쓴다. 이 여파로 병원가에서는 양한방을 막론하고 비만클리닉을 운영하지 않는 곳이 없다.
여태까지 비만치료는 한의원과 내과 성형외과 등 몇몇 과목 위주로 진료해왔다. 그러나 이젠 산부인과 소아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심지어 정신과에서도 나서고 있다. 때문에 살찐 사람들은 아무 병원에 들러도 간단하게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더구나 지속적인 불경기로 의료계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겨우 1명 조금 넘게 아이를 낳는 초저출산율과 종합병원 위주의 환자 쏠림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아과 산부인과에는 환자들마저 현격하게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원의들은 환자가 넘쳐나는 비만 분야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비만치료는 모든 의사들이 다 할 수 있기도 하지만 잘만 하면 돈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몸짱' 신드롬도 병원과 헬스클럽을 찾도록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람들이 연예인만큼 예쁜 얼굴과 몸매를 동경하면서 관련 뷰티산업도 비약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이런 뷰티산업이 팽창하면서 의료계도 과다 경쟁을 벌이고 전공과목을 살짝 접어두고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힘을 쏟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비만 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1.6배나 늘었고 전체 인구 중 비만 인구는 31.8%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10명 가운데 3명이 살이 많이 찐 '비만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로 인한 사회 경제적인 비용만도 1조 8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얼마전 비만은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그동안 비만이 뇌졸중이나 심장병 등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되면 또 비만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의료계도 돈되는 과목 위주로 점점 '비만'해질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비만 분야에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산부인과 소아과 가정의학과에서도 주름을 없애주는 보톡스 주사나 홀쭉하게 꺼진 빰에 지방을 주사, 통통하게 하는 필러 성형을 하고 있다. 당뇨병 등 성인병에 좋다는 태반주사는 한의원에서 시작돼 지금은 거의 모든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다. 모발 이식도 성형외과 위주로 시술돼 오다 돈 된다는 소문에 일반외과 피부과 등지서도 겸업하거나 전업하는 경우도 생겼다.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과잉 진료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나 곰곰이 잘 생각해보자. 비만은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각종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의료계의 이런 비만 진료도 과다한 의사의 배출 등 잘못된 정책과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이 주요 원인이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