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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을러지기 쉬운 방학에는 다양한 체험활동 기회를 갖는 게 좋다. 사진은 지난해 금련산 청소년수련원에서 실시된 과학캠프. |
방학은 게으름과의 전쟁이다.
학교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마냥 즐거운건 아이들일 뿐,
부모에겐 생활지도라는 큰 과제가 주어진다.
맞벌이 부부에게 이 같은 고민은
더 크다.
학원 등 교습을 시켜 억지로 아이를 바쁘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할 일은 아이가 계획을 짤 때 큰 틀을 잡아주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아이의 적성과 의사를 충분히 고려해 자유롭게 방학 나기를 권고한다.
●왜 게을러지나
부모들이 속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아이가 평소 나태해질 것을 우려해 종일 학원과 개인교습으로 시간을 보내게 해선 안된다. 무조건 많은 학원을 보낸다고 아이가 알차고 보람된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명 부지런한 게으름뱅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혼나는 것이 두려워 다닐 수도 있다. 이는 아이를 학습에 질리게 할 뿐 아니라, 수동적이고 의존적으로 만든다. 시키기 전에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게으름뱅이가 될 수 있다.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 문요한 정신과 의사는 "몸을 바삐 움직인다고 부지런한 것이 아니다. 주도적인 계획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게 문제"라면서 어릴 때부터 스스로 계획을 짜서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학습계획이나 수시로 잔소리 하는 것도 아이를 게으른 생활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시간 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거나 지나치게 많은 학습목표를 정하면 아이는 성취감보다 좌절을 느끼고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들 수 있다. 방학 때 부모가 자녀와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 불필요한 간섭과 충고를 하게 되는 것도 주의하자. 지나친 무관심도 문제지만 무시로 아이의 행동에 관여하게 되면 반발심이 커져 도리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게 된다.
●우선 순위 정하고 여유 갖도록
초등 1학년 아들을 둔 주부 주형영(36·연산9동) 씨는 최근 아이가 다니던 학원 두곳을 줄이기로 했다. 아이와 함께 계획표를 짤 때 아이가 방학 땐 놀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만화 케이블 채널을 볼 때는 꼭 엄마와 함께 정해진 시간에 보도록 원칙을 정했다. 주 씨는 "어리더라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했다"면서 "아이도 계획표에 대해 충분히 수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생의 경우 학교 생활의 일시적인 단절로 몸도 마음도 이완되어 자기 통제력을 잃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계획표를 세우는 것은 필수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학교에서 방학 시작 일주일 전 학생들에게 계획표 짜는 것을 가르친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토론하며 계획표의 우선 순위를 정해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 좋다. 비록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아이와 함께 계획을 짜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학습이 될 수 있다.
평소 경험하지 못한 체험 기회를 갖는 일탈도 중요하다. 부흥초등학교 배홍태 교장은 "방학은 교습보다 아이의 몸과 마음을 쇄신할 수 있는 시기인 점을 부모가 명심해야 한다"면서 "생태 등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갖는 기회를 주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꼭 해야할 것 한두가지를 원칙으로 정하면 나머지 시간은 최대한 자기주도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은 방학 과제도 천편일률적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향과 관심에 따라 골라서 해 갈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교육청 정철수 장학사는 "교육청은 각 초등학교에 너무 많은 과제를 내지 않도록 지시하고 있다"면서 "방학동안 과제 부담에 억눌리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실천해 자립심과 성취감을 맛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