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서울 청계천 한가운데 대형 입간판이 걸렸다. 아프리카의 한 아이가 청계천에 빨대를 꽂고 물을 먹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우리 유치원생 여럿이 나란히 앉아 음료수를 먹고 있는 장면은 대단히 인상적이고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는 이제석광고연구소가 재능을 기부한 광고였다. 우리는 먹을 엄두조차 내지 않는 청계천 물도 아프리카 아이들에게는 생명의 물이겠구나 싶었고, 이날이 '세계 물의 날'이라 관련 캠페인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엔(UN)은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으로 지정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 현상과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1992년 유엔 리우환경회의에서 제정 선포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물 풍요국가에서 물 부족국가로 진행되고, 또 물 기근국가로 갈 수 있을 거라고 경고했다.
지금 우리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오염된 물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더 깨끗한 물을 먹으려고 생수를 사먹는 나라가 되었지만 내가 가 보았던 빈곤국가는 어김없이 흙탕물로 생활하는 나라였다. 어린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 전에 물을 길러 다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건기에는 빗물이라도 저장해야 하는데 저장고가 없는 실정이다. 우기 때에는 물이 많았지만 온통 흙탕물이라 안타까워했던 게 생각이 난다.
세계 인구 10%인 7억8000만여 명은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없다고 한다. 만약 지구 인구가 100명이라면 안전한 식수를 제공받지 못하는사람은 14명에 해당되는 셈이다. 그 중에서 18세 미만이 6명, 5세 미만은 2명으로 약 1억2500만 명의 아이들이 개발도상국이나 아프리카 빈민촌에서 안전하지 못한 오염된 물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오염된 물로 인한 수인성 질병이나 설사병으로 죽는 아이들도 세계 인구가 100명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중 1명꼴로 사망한다고 하니 깨끗한 물 한방울의 귀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깨끗한 물만 있으면 이러한 아이들의 생명을 살릴 수가 있으니 더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러고 보니 아프리카 가나 아이들이 쓴 편지 속 그림의 호수 물 색깔이 갈색으로 그려진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아이는 편지에서 '물을 뜨러 갔을 때 소들이 물을 마시려고 호수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 제일 싫다'고 했다. 소들이 배변을 하기 때문이다. 깨끗한 물로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민간단체와 기관들이 다양한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10분 동안 안 쓰고 있으면 한 아이가 하루 동안 마실 물을 후원하는 기부캠페인, 커피전문점에 컵 대신 텀블러를 가져오면 커피를 저렴하게 팔고 그 비용을 기부하는 곳, 우물을 파주거나 태양열양수기를 지원하는 등의 해외 빈곤국가 어린이 식수지원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물.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일상적이고 너무나 당연한 깨끗한 물 . 묻고 싶다. 당신에게 깨끗한 물은 무엇인가요?
조윤영 초록우산부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