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우리나라 경기에 열광하고 탄식하기도 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지구촌 축구축제를 만끽하고 있다.
그중에서 코트디부아르 선수인 '축구의 신' 디디에 드록바 얘기가 감동적이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10위에 올랐다. 또 2006·2009년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아프리카축구연맹 선정), 2006-2007년과 2009-2010년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가 자국 국민과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지주이자 신으로 추앙받는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코트디부아르의 오래 내전을 멈추게 한 사나이라는 점이다. 이 나라는 2002년 시작된 내전으로 피폐해 가고 있었다. 그런 조국을 향해 그는 2005년 코트디부아르 축구대표팀에서 첫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고 소감을 묻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일주일만 내전을 멈춰달라고 애원했다.
마침내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을 이끌어 낸 드록바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기원하는 축구선수의 모습으로 감동을 주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드록바재단을 만들어 아프리카에 병원, 학교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면서 세계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선수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선수의 용기과 영향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그의 특별한 힘은 축구의 힘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종목은 축구다. 지역아동센터나 그룹홈, 아동양육시설에 살고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친구들을 사귀는 도구이고 무리에 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것이 축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양육시설에는 늘 부족한 것이 많다. 축구공이 모자라고 축구를 가르쳐주는 선생님도 없다. 부산의 한 복지관에서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을 목적으로 빈곤지역 아이들을 선발해 축구단을 꾸렸다. 축구복과 축구화 일체를 지역사회에서 도움을 받았고 축구지도를 하시는 코치도 수소문해 팀을 창단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해서 주눅이 들었다. 외곽에서 빙빙돌며 공차기를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전문적인 지도를 받자 점점 자신감있는 아이로 성장했다. 아이들은 축구를 잘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학업성적이 향상되고 학교생활도 좋아지게 되었다.
어린시절부터 아픔을 겪고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축구공을 선물하고 축구를 가르치면 어떨까? 축구를 통해 팀워크를 배우고 지는 법과 이기는 법을 배우고 자신감을 배우면 어떨까? 누군가가 이런 희망을 가지고 부산의 지역아동센터와 아동양육시설에 축구공을 선물하는 그날을 상상해 본다.
조윤영 초록우산부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