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복지칼럼] 경쟁이냐 협동이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10-14 20:02:3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며칠 전 인터넷에서 본 초등학교 운동회 사진 한 장이 가슴에 폭 담겨왔다.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같은 반 친구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는 장면이었다. 장애가 있어 운동회 달리기에서 매번 꼴찌를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위해 달리던 아이들은 모두가 결승점을 앞두고 그 친구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다 함께 손을 잡고 결승점을 향해 달렸다. 그 결과 모두 1등!

이를 보면서 핀란드 어느 교육청장의 "교육은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교양을 쌓는 과정이다. 경쟁은 좋은 시민이 된 다음의 일이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그 아이들은 어쩜 이리도 잘 실천하고 있는지, 1등만을 최고로 가르쳐온 어른의 한사람으로 부끄러운 마음 뿐이었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하였다. 십년 계책으로는 나무를 심는 것만한 게 없고, 백년 계책으로는 사람을 키우는 일만한 게 없다는 뜻이다. 교육은 국가와 사회 발전의 근본 초석이라 백년을 내다보는 큰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교육(敎育)은 미성숙 상태의 아이를 성숙한 어른이 되도록 위에서는 모범을 보이고 베풀면서 격려하고 아래에서는 이를 공경하고 본받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교육은 어떠한가? 1980년대 미국 영국 등 수많은 나라가 "더 많은 인재를 키우려면 학생들의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며 '경쟁'을 택했다. 그렇다면 '경쟁'은 올바른 교육을 위한 최선의 방법일까? 이런 의문 속에서 북유럽 국가 중 가진 자원은 부족하고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는 작은 나라, 핀란드의 교육방법을 돌아보게 된다.

핀란드는 말하고 있다. '자원이 적어서 어느 아이의 재능이든지 잃어버릴 여유가 없으며 모든 아이의 재능을 찾기 위하여 교실에서 경쟁은 금지하고 협동을 강조한다'고. 교육의 목표는 경쟁에 의한 우월한 학생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배를 탄 아이들은 모두 무사히 항구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며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경쟁만을 배우고 협동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앞으로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으며 그 사회는 다른 나라들에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육의 핵심은 우리 사회가 다 같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동이 중요하며, 협동의 참 의미를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목표라는 것이다. 핀란드에는 성적표가 없다. 교사가 "이번 학기에는 수학을 좀 더 공부했으면 좋겠다" 정도의 피드백만이 있을뿐이다. 이러한 교육방법은 어떤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지금까지 지켜져 오고 있다. 그 결과 핀란드는 OECD 주관 국제학업성취도평가 PISA 연속 1위, 세계에서 학생 간 학업성취도 편차가 가장 낮은 나라,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발표한 176개국 중 최고점 등의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많은 나라에서 본받고자 한다. 하지만 현재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율 1위(2013년), OECD 36개국 중 행복지수 27위(2013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세계경제 10위권, 국민소득 2만 달러라는 성과의 그늘이다. 이런 우리를 보며 다른 나라들은 "한국의 학업성취도가 높지만, 학업성취도가 비슷한 이웃국가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는데 비해 한국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 않습니까?"라고 묻는다. 이러한 현실이기에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겨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시월을 시작하는 어느 날이 가슴이 너무나 시린 날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한다.

구평복지관 이혜정 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6. 6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7. 7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8. 8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9. 9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9. 9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9. 9“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10. 10부산 금정구, ‘야생화 및 국화 분재 전시회’ 개최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