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지난 겨울부터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밥을 잘 안먹어요." "우리 애가 요즘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해요. 면역력을 좀 올려야 될 것 같아요." "제가 요즘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오후만 되면 피로가 몰려옵니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최근 임상 진료에서 '면역력'이라는 용어를 자연스레 자주 쓴다. '면역을 위한 힘' 정도로 볼 수 있겠지만 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포함한 항원에 대하여 인체가 방어하는 현상'이라는 뜻의 '면역'과는 좀 다른 의미의 용어이다.
이들은 모두 '면역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의미는 각각 다르다.
첫 번째는 식욕과 관련된 뜻이고, 두 번째는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저항력이라는 뜻이며, 세 번째는 체력과 관련된 뜻이 함축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면역력이란 단어는 아주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환자들은 이 면역력을 올리기 위해 음식이나 본초(약초)들을 많이 복용한다. 산삼, 인삼(홍삼), 꿀, 마늘, 양파, 생강, 녹즙, 콩, 발효식품 등 종류만 해도 엄청나게 다양하다. 하지만 효과의 이면에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린이에게 산삼을 복용시켰더니 철마다 감기는 덜 걸리지만 열이 너무 올라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피부의 간지러움을 호소한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 결국 면역력이란 개념이 중요하기는 하나 치료적으로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면역력이란 개념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면역력은 대부분사람의 일생을 통해 특정한 '시기'와 관련돼 있다. 그 시기는 인체 상태가 변하는 일종의 '국면 전환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렸을 때 알레르기성 비염에 아토피 피부염을 달고 살았다 하더라도 어느 시점을 지나면 거짓말같이 그 증상들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인체의 면역력에는 일종의 시간적 흐름과 추세가 있으며, 이 흐름은 마치 사춘기나 갱년기처럼 나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은 것만은 아니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면역력을 증진시키고자 한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만 할까 라는 고민보다 지금 내 몸의 흐름과 추세가 어떠한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매년 봄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재작년보다 작년이 덜하고 올해 더욱 덜하다면 흐름 자체가 좋은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치료에도 해당된다. 5년 전에는 인삼이 몸에 잘 맞았지만 최근에는 궁합이 맞지 않다든지,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적 측면은 환자 스스로 모두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산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