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핸드폰의 배터리는 신경 써서 충전하는데 반해 우리 몸은 완전히 방전돼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럼 우리 몸속의 배터리를 오래 쓰는 방법과 방전을 예방하는 방법은 뭘까.
우리 몸에는 두 종류의 배터리가 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배터리'와 '살며 만들어가는 배터리'가 그것이다. 한의학에서 전자를 선천지기(先天之氣), 후자를 후천지기(後天之氣)라 한다. 두 가지 배터리의 속성을 잘 알면 큰 병 없이 항상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을 듯싶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배터리는 신장(腎臟)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해서, 이 배터리가 약하면 만성 피로, 만성 요통, 성기능 및 배뇨 기능 저하, 호르몬 계통의 이상증세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배터리의 특징은 쉬어도 잘 회복되지 않고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보충되지 않는다. 정(精)이라고 하는 특수한 형태의 물질로 보관되는데, 이 정은 오장육부가 모두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해야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부족해지고 자연히 배터리도 충전량이 부족해진다.
특히 젊다고 밤을 자주 새거나 과도한 성생활을 하거나 불규칙적인 생활을 반복하면 이 배터리는 고갈된다. '내가 생각해도 좀 무리했는데 다음날 괜찮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이 배터리의 에너지를 끌어다 쓴 때이다.
현대의학에서 부신피질 호르몬(인체 내에서 자연 생성 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인체의 위기 상황 때 분비돼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한의학에서 말하는 물려받은 배터리와 개념이 유사하다. 이 배터리도 정으로 충전 가능한데 충전이 잘 안 돼 만성적인 피로와 요통, 혹은 비뇨 생식기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다면 한의원에서 정으로 전환되는 한약처방을 복용해야 회복이 가능하다. 경옥고가 대표적인 처방이다.
반면 '살며 만들어가는 배터리'는 조금 쉬어주면 금방 회복되고 먹는 음식으로 보충이 잘 된다. 이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피로를 느끼고 감기를 잘 하며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도 잘 안 되는 등 호흡기와 소화기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도 대부분 휴식과 충분한 음식 보충 및 수면으로 회복된다. 이 배터리의 특징은 기(氣)의 형태로 충전이 되므로 과도한 운동 또는 과로를 피하고 특히 기가 울체되는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충전을 잘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일을 자주 경험하게 되면 이 배터리가 고갈되기 쉽다.
흔히 말하는 '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은 '살며 만들어가는 배터리'를 보충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음식으로 보충이 아주 어려운 배터리도 있다. 이 배터리는 한약처방을 통해 보충이 가능하므로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피로는 한의원에서 진지하게 상담해보길 권장한다.
김영호 공감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