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비염과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가 원인이 되어 생긴 질병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항원항체반응으로 설명되는 알레르기는 '과민반응'이라는 뜻으로 그리스어 'allos'가 어원이며 이는 '변형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과민반응'이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우리 몸이 외부 또는 내부의 자극에 대해 어떤 범위 내에서 반응을 하기는 하되, 그 범위를 넘어서는 병적인 반응이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알레르기 원인 중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이외에 기후나 환경의 변화가 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하지만 간과되기 쉽다. 예를 들면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아주 추운 겨울보다는 오히려 계절이 바뀌는 봄이나 특히 가을에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오거나 반대로 실내에서 실외로 나갈 때 증상이 심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인체가 지속된 일정한 환경에 노출되면 적응이라는 것을 하기 때문에 적응이 될 때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다가 주변 환경이 바뀌면 적응을 위한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알레르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얼음~물~수증기로 변환되는 물의 상(相·phase)전이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운데, 인체 역시 상전이와 비슷한 개념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길 땐 마치 물이 수증기로 상태가 바뀌는 것처럼 우리 몸의 상 역시 계절에 따라 적응하며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볼 때 알레르기 반응이란 항원항체반응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몸의 상전이 반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중 하나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나 잠을 제대로 못 잔 경우 등인데 이 역시도 주변 환경의 갑작스런 변화 때문에 인체의 균형과 조화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노인보다 소아나 청소년에게서 알레르기 질환이 많은 이유도 노인의 경우 이미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계절의 변화에 익숙해진 상태이지만 소아나 청소년의 경우 아직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을 덜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치료적인 면에 적용시킬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항원항체반응으로 본다면 항원과 접촉을 하지 않는 '회피 요법'이 중요하겠지만 만약 몸의 상전이 반응으로 본다면 계절이나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환경에의 적응'이 핵심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선 인체의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결국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이 두 가지 측면이 모두 고려될 때 치료의 효율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권강·부산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