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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란 약사의 약발 받는 약 이야기] 증상 같다고 남의 약 먹으면 큰일나요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4-10 18:46:55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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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사는 현대인은 약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질병을 치료·예방하기 위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려고 약을 먹는다. 약은 이처럼 건강의 동반자이지만 오남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본지는 부산시약사회(회장 최창욱)와 공동기획해 '알고 먹으면 약, 모르고 먹으면 독'이 되는 약에 관한 칼럼을 격주로 연재한다.


"그러게 와 내 약을 먹어가지고…."

"아이구 똑같은 혈압약인데 좀 빌려먹으면 어때서 이리 사람 무안을 주노?"

약을 빌려 먹는다는 말에 놀라 쫓아 나가니 우리 약국 단골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주고받으시는 말이었다. 두 분 모두 혈압약을 드시는데 할아버지보다 처방 일수를 적게 받으신 할머니께서 할아버지 진료일과 맞춰 오시려고 할아버지 혈압약을 빌려(?)드시는 바람에 할아버지 혈압약이 예약일 이전에 모자라게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할아버지께서는 당뇨가 있으시고 할머니께서는 협심증이 있으셔서 혈압약이기는 하지만 처방은 다르게 나가고 있음을 잘 모르셨던 모양이다.

실제로 약국에 있다 보면 다른 사람 약을 빌려 드시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증상이 같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 약을 빌려먹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 약사들은 깜짝 놀란다. 예를 들어 혈압약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환자별로 혈압의 높은 정도, 나이, 천식환자나 통풍환자, 당뇨병이 있거나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혈압약 등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맞춤으로 처방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며칠 전에는 천식 진단을 받고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아 오신 50대 여성 환자와 복약 상담을 하던 중 1년 전에 진단을 받고 흡입제를 쓰고 있는데 천식 조절이 안 된다며 처방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물어보니 진단은 1년 전에 받고 처방전을 받았지만 남편분 흡입제가 남아서 본인이 사용해왔다고 했다. 그런데 사용하신 흡입제의 종류를 확인해보니 남편이 사용 중인 흡입제는 천식과는 다른 만성폐쇄성폐질환에 사용하는 기관지 확장약의 일종이었다. 그동안 천식 조절이 잘 안된 이유가 남편분의 흡입제를 빌려서 사용한 것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앞으로는 약은 빌려서 사용하거나 먹으면 안 되겠다며 웃으며 돌아갔다.

일반의약품으로 구입 가능한 감기약도 증상만 같으면 아무 약이나 먹으면 될 것 같지만 전립선비대증이 있거나, 운전 또는 집중력을 요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 혈압,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의 감기약은 일반적인 감기약과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약을 좀 더 안전하게 복용하려면 약국을 방문할 때 미리 본인이 가진 질환과 평소 복용하는 약을 알리고 내 몸에 알맞은 의약품을 선택하도록 약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약국을 방문할 때는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의 처방전을 휴대전화로 찍어 와서 상담하는 것도 내 증상에 맞는 약을 선택받을 수 있는 한 가지 팁이 될 수 있다.

약을 남에게 빌리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다. 특히 약을 빌려 먹는 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큰사랑약국 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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