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구형 짐볼 양손으로 잡고

- 줄에 매달린 고리에 양발 걸어

- 무릎을 가슴에 당기니 ‘죽을 맛’

- 지난 번 잭나이프보다 난도 높아

- 굽은 어깨 쫙 펴는 ‘로우’ 동작

- 복근 단련도 힘 부치긴 마찬가지

- 장요근 스트레칭하자 긴장 풀려

- 장소 구애받지 않아 중독될 듯

운동복을 갈아입자마자 최동민 대표는 “힘든 동작부터 먼저 하는 게 더 좋다. 체력이 남아 있을 때 해치우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첫 운동을 설명했다. 지난 시간의 하이라이트는 엎드려 뻗쳐 한 동작에서 양발을 TRX 손잡이에 걸고 무릎을 가슴에 당기는 잭나이프였다. 배를 접는 동작이라 배와 코어에 많은 운동 효과가 있었다. 이번엔 양팔로 지면을 지탱하는 게 아니라 ‘보수’를 뒤집어 놓고 양손으로 그걸 잡고 몸을 지탱하는 자세였다. ‘보수 앤 스파이크’라는 자세로 잭나이프보다 난도가 높다.

보수는 고무로 만든 구를 반으로 갈라 막아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한 면은 구처럼 둥그렇고 바닥은 평평하다. 그래서 바닥에 놓고 구 부분을 딛고 올라서서 균형을 잡으며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다. 이날 동작은 보수를 뒤집어서 둥근 부분이 아래로 가게 하고 평형한 부분의 양쪽 끝을 잡고 버텨야 했다. 상체는 아래가 둥그런 원으로 버텨야 하고 양발은 TRX에 걸고 있으니 공중에 뜬 상태다. 여기서 배를 접으며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겨와야 하니 비명이 나왔다.

최 대표는 골반 쪽을 잡아 주면서 “몸을 접을 때 숨을 후 내쉬면 동작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며 기자를 독려했다. 실은 말이 독려지 TRX에서 발을 못 빼게 옆에서 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난번의 잭나이프는 그나마 양 손바닥으로 고정된 지면을 짚으니 좀 더 안정적이었다. 이날은 탄성이 있는 반구가 양쪽으로 흔들거리는 걸 양 팔심으로 누르면서 균형을 잡아야 하니 죽을 맛이었다. 15개가 목표였지만 10개도 근근이 채우고 나가떨어졌다. 최 대표는 “보수를 잡고 있는 손목을 조심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앞으로 굽은 어깨를 똑바로 펴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초보자는 보수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지면에 팔꿈치까지 대고 지탱하는 플랭크 자세부터 시작해 단계를 올리는 게 좋다.

이어 천장을 보고 누워서 시작하는 ‘로우’ 동작을 배웠다. 양손으로 TRX를 쥐고 바닥에 엉덩이와 등을 대고 누워있다가 팔 힘으로 상체를 평평하게 들어 올린다. 가슴을 완전히 열고 등의 양쪽 날개뼈가 맞닿는다는 생각으로 팔꿈치를 접으며 몸을 들면 된다. 어깨가 앞으로 아주 굽어 있는 사람은 가슴을 여는 게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동작 전에 똑바로 서서 양팔을 등 뒤에서 깍지를 끼고 가슴을 열어보는 연습부터 한다. 자연히 등의 날개뼈가 좁아지고 등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그 자세에서 몸의 어느 부분이 자극을 받았나 기억했다 동작을 진행한다.

팔심이 약해서 이런 동작을 가장 힘들어하는 기자를 보더니 최 대표가 TRX를 위쪽의 천장에 고정하는 줄을 잡아 줬다. 그러니 줄이 고정돼서 조금 덜 힘들었다. 엉덩이와 배에도 힘이 꽉 들어가야 몸을 평평하게 할 수 있어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목표는 11~15개였지만 5개씩 하고 쉬어야 했다. 줄의 높이는 골반 정도까지 오게 높여서 진행해야 한다. 하고 나니 차라리 보수 앤 스파이크가 나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팔이 후들댔다.

잠깐의 휴식 끝에 브이업 복근 운동이 이어졌다. 땅바닥에 엉덩이 위쪽 부분을 대고 앉아서 양손을 TRX에 걸치는 정도로만 고정한다. 양다리는 지면에서 45도로 들어 올려 완전히 편 상태에서 무릎을 가슴으로 당겨 배를 접는다. 다리를 밀었다 당겼다 하는 느낌으로 배에 집중한다. 다리를 펼 때 숨을 내쉬고 20개를 했다. 배도 아팠지만 허리가 아파서 동작을 완수하고는 바닥에 나뒹굴었다. 기자가 평소에도 쉽게 피로를 느끼는 쪽이 허리 부분이라 더 힘들었다. 최 대표는 “허리에 무리가 덜 가려면 배를 더 안으로 접어넣고 말아 넣어 복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강도 운동에 이어 저강도로 호흡을 고르는 동작을 부탁했다. 하이힐을 많이 신는 기자 맞춤형으로 추천받은 동작은 발바닥과 발목의 안정성을 키워주는 ‘원 레그 데드리프트’다.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과 엉덩이 전체에 자극을 줘서 탄력 있는 다리 라인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TRX 손잡이에 양 손바닥을 펴서 올려놓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한 다리로 선 뒤 몸을 T자 형태로 만든다. TRX가 천장에 고정된 부분과 내가 선 부분이 일치하도록 위치를 잡는다. 왼발로 버틴다면 오른 다리를 90도로 굽혀 들어 올렸다가 뒤로 뻗으면서 머리-등-엉덩이-다리까지 평평하게 유지한다. 왼발 발바닥으로 운동화 안의 표면을 꽉 쥔다는 느낌으로 발바닥에 힘을 주고 버텨야 한다. 그 대신 왼무릎을 다 펴지 말고 살짝 구부린 상태로 해야 한다. 한쪽에 20개씩 하다 보면 발바닥이 화끈할 정도지만 시원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워킹 오버헤드 런지로 몸을 펴줬다. 척추 세움근을 펴 주는 동작으로 허리와 무지근했던 어깨가 시원해진다. 자세 교정용으로 특히 효과가 좋다. TRX에 양손을 살짝만 올려서 양팔을 만세 하듯 최대한 펴서 올려주고 뒤쪽 무릎도 지면에 닿을 듯 90도로 굽혀준다. 앞쪽 다리보다는 뒤쪽 굽혀지는 다리의 허벅지 앞쪽이 무척 당기면서 운동이 된다. 다리와 몸통이 연결되는 장요근을 스트레칭 해주는 효과가 있어 시원하다.

TRX는 제대로 고정만 할 수 있으면 어디든 운동할 수 있는 게 제일 큰 강점이다. 집에선 문과 문틀 사이에 끼우고 문을 닫으면 잘 고정된다. 항상 제대로 고정되었는지만 확인하면 큰 부상의 위험은 없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