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며칠 전 약을 받으러 오신 여든에 접어드는 단골 어르신이 흥얼거리시던 노랫가락에서 요즘 어르신들의 화두가 무병장수임이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로 무병장수하시는 분보다 여러 가지 질병 치료를 위해 약을 드시고 계신 분이 더 많다. 그러나 본인이 먹고 있는 약에 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약국에서 환자와 나누는 상담 중 빈도가 높은 것 중 하나는 여러 가지 약을 같이 먹고 있거나 복용해야 하는 경우 자신이 먹고 있는 약에 관한 상식이 부족해 약의 효능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소염진통제류는 감기로 인한 인후통과 몸살에도 쓰이고 허리가 아프거나 관절이 아플 때도 사용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중복 처방되는 약물이다. 이와 함께 위장약이나 알레르기 치료제 등 자주 쓰이는 약의 중복 처방이 눈에 띈다. 또 고지혈증 치료 약과 먹는 무좀약처럼 함께 먹으면 위험한 약도 적지 않아 처방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약화 사고를 막기 위해 2010년부터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Drug Utilization Review)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조제할 때 환자별 투약 정보를 바탕으로 의약품 안정성과 관련된 정보를 진료하고 조제하는 컴퓨터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해 준다. 약화 사고를 사전에 차단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민건강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같은 성분이나 효능의 약이 중복되거나 함께 투여했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약, 나이에 따른 연령 금기 약물과 임산부가 먹으면 안 되는 약, 용량과 투여 기간을 주의해야 하는 약물, 급하게 급여를 중지해야 하는 약물, 노인환자가 복용하면 부적절한 약물 같은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면 두 가지 성분이 한 알에 들어 있는 약이나 처방일수가 지나버렸을 때 점검을 못하기도 한다. 또 같은 효능의 약들을 걸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이전에 먹던 약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약국을 방문할 때는 이전에 먹던 약의 샘플이나 처방 내역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 내가 먹고 있는 약을 정말 안전하게 먹고 싶다면 처방 내역을 휴대전화에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거나 처방약을 가져가서 중복되거나 병용해서는 안 되는 약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란 말이 있다. 사전적 풀이로는 죽은 뒤에 약 처방을 한다는 뜻으로, 때가 지난 뒤에 어리석게 애를 쓰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이때 ‘약방문’이란 약의 이름과 분량을 적는 것을 말하며 오늘날 처방전을 뜻한다. 내가 먹는 약의 효능을 높이고 현명한 약 복용자가 되려면 스스로 본인의 약을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내가 먹는 약이 어떤 약인지 인지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큰사랑약국 약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