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러 포털이나 미디어 등을 통해 좋은 경치와 새로운 관광지들을 접할 때면 “꼭 우리 저곳에 가보자!”며 함께 다짐하곤 한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것과 자주 다니는 것은 다르다. 심지어 우리는 교제를 시작하고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단둘이 여행을 다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돌봐줘야 하는 반려동물들이 있기 때문에.
항상 명절이나 휴가철이 되면 엄청난 수의 유기동물이 발생한다. 도시에도 시골에도 심지어 고속도로 한복판에서도. 이 모든 동물이 한때는 가족이라며 함께 지내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버려진’ 동물일 뿐이다.
당신이 오늘 버리고 간 반려동물이 TV나 미디어에서 보는 것처럼 구조되어 새 가족을 만나 잘 지낼 것으로 생각하며 합리화하지 말자. 물론 그렇게 복권 당첨과 같은 행운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반려동물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유기동물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일부는 동물 보호소로 보내져 안락사 될 날을 기다리며 혹시나 엄마 아빠가 찾으러 와주길 기대하기도 하고, 일부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굶어 죽게 되고, 일부는 병이나 사고로 죽게 된다. 심지어 불법포획업자들에게 잡혀 꼬리 흔들고 애교 부리던 사람의 밥상에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유기동물 방지를 위한 대책이 속속 마련되고 있지만 아직은 정착되지 않았거나 정책이 부실한 경우가 많다. 동물복지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더 효율적이고 강력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동물복지 정책의 강화와 함께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는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의 인식 개선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각종 미디어와 콘텐츠를 통해 직·간접적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에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는 점을 깨닫고 반려동물을 입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오직 당신만을 반가워하고 외로울 때는 위로가 되는 ‘일상의 힐링’ 반려동물. 부디 올해 여름은 가족을 잃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반려동물이 조금은 줄어들기를 바란다.
강민현 동물 다큐멘터리 제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