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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행 탐구생활 <1> 도심에 숨어 있는 보배

익숙하지만 이국적인… 우리 동네 ‘인생샷’ 촬영지 아시나요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09-02 19:12:02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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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 살면서 해운대해수욕장에 뛰어든 지는 20년이 넘었고, 용두산공원 앞을 하루에도 서너 번 지나면서도 부산타워에 올라간 적은 중학교 졸업 이후 전무하다. 부산 시민의 ‘부산 여행’. 전국 최고 관광지인 부산에 산다면 ‘부산 여행’은 어색하고 낯설다. 본디 여행이라는 게 이왕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낯선 곳으로, 가능한 한 멀리, 그리고 오랫동안 떠나는 게 좋다고 인식됐기 때문. 그렇다면 반대로 짧게, 가능한 한 가깝고 낯설지 않은 곳으로 떠나는 나들이는 어떤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는 시대. 돈도, 시간도, 숙소 예약도 필요 없는 부산 시민의 부산 여행을 디자인해본다. 먼저 부산에서 나고 자란 시민도, 웬만한 곳은 다 가봤다는 시민도 잘 모르는 부산의 숨은 알짜 명소부터 소개한다.

- 다대포 바다 옆 삭막했던 장림포구
- 형형색색 유럽풍 소형 건물 들어서
- ‘부네치아’ 별칭 얻으며 인기 급상승

- 부산항대교 오롯이 담을 수 있는
- 한적한 영도 청학동 청학수변공원
- 젊은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각광

-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좌천동굴
- 원도심 중구에 있는 소라 계단 등
- 도시 곳곳 숨겨진 알짜 명소 수두룩

■알록달록 동화 속 이국

중심가에서는 다소 떨어진 부산의 서남단 다대공단. 다대포 앞바다 옆 삭막했던 포구가 형형색색의 이색 공간으로 대변신해 이른바 ‘부네치아(부산+베네치아)’라는 별칭까지 얻은 곳. 사진작가들에게는 이색·인기 촬영지로, 젊은 층에는 인생샷 촬영지로 최근 급부상한 장림포구다.
부산 사하구 장림포구. 삭막한 포구가 알록달록한 색상의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대변신해 ‘부네치아(부산+베네치아)’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사진은 장림포구의 맛술촌.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장림포구 펌프장과 장림교 사이의 포구에는 무지개색 유럽풍 소형 건물들이 있다. 펌프장에서 장림교를 바라볼 때 왼쪽으로는 2층도 이러한 건물인데, 이곳은 맛술촌으로 이름 붙었다. 상점 등의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나 현재는 비어 있다. 그래도 알록달록한 이 건물은 사진 배경으로는 매우 훌륭하다. 풍차 모양의 건물은 화장실이다. 예쁘게 잘 만들었다. 건너편 1층은 유럽풍 소형 건물, 2층은 예술 조형물 등으로 문화촌을 만들어놨다. 문화촌의 상징은 시계탑으로, 유럽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그 옆으로 나무섬남형제섬 해양보호구역 홍보관도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이 포구에는 장림조선이라는 소규모 조선소와 공판장도 있다. 장림포구는 ‘부산해양경찰서 장림출장소’로 검색해서 찾아가야 한다. 대중교통으로는 마을버스(사하구 3-1, 사하구 5번)만 있을 뿐 시내버스는 다니지 않는다.

■부산항대교 최고 조망처

부산 영도구 청학수변공원에서 바라본 부산항대교. 대교와 부산항을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송진영 기자
부산 광안대교를 가장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은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다. 여기까지는 부산 시민이라면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부산 북항을 가로질러 남구 감만동과 영도구 청학동을 잇는 부산항대교는 어디서 보는 게 가장 예쁠까. 바로 영도구 청학동 청학수변공원이다. 세련된 대교 아래 부산항의 운치를 카메라에 담는다면 한 폭의 그림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곳이지만 관광객은 물론 부산시민에게조차 덜 알려졌다. 이 공원에서는 급경사·급곡선 구간인 부산항대교 영도 진입로를 마주 볼 수 있다. 영도에서 400m가량의 진입로를 360도 회전해 올라가야만 40m 높이의 부산항대교에 진입할 수 있다. 대형버스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자동차에서도 이 구간을 지날 때 정말 아찔하다. 그런데 공원에서 보면 원형 통로 형태로 만들어진 이 구간의 외경은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부산항대교의 야경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곳도 바로 청학수변공원이다. 휴대전화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한다면 무지갯빛의 화려한 조명 아래 이어진 부산항대교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가까이서 본 부산항대교는 광안대교 못지않게 화려하다. 이 공원은 인적도 드물어 한적함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광안대교와는 사뭇 다른 부산항대교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데 부족함이 없는 알짜 명소로, 젊은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다.

자동차로 갈 경우에는 부산해양경찰서 청학출장소로 검색해서 찾아가면 된다. 다만 주차공간이 없고, 바로 입구에 시내버스 66번 버스정류장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편할 듯하다.

■도심 속 동굴과 이색 계단

도심 속 이색 공간인 부산 동구 좌천동굴 입구와 조명으로 멋을 낸 내부. 박수현 선임기자
도심 한복판에 숨어 있는 동굴이다. 자수정동굴 등 거창한 규모의 동굴은 아니지만 아담하고 소박한, 그래서 반갑고 정겨운 우리네 동굴이다. 동구 범일동에 있는 좌천동굴이다. 도심 속 동굴이라니 호기심 때문이라도 한 번은 찾아볼 만한 곳이다. 여기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답게 찾아가는 게 만만찮다.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부산성산교회를 찾아가면 되는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주변이 일방통행 길이라 한 번 길을 잘못 들면 한 바퀴를 돌거나 심지어 수정산터널로 들어가 부산진구 개금동까지 갈 수도 있기 때문. 주차공간 역시 여의치 않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좌천역(1번 출구)과 인근 버스정류장(좌천동 가구거리)에서 도보 3, 4분이면 도착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수월하다.

동굴은 교회 바로 옆 암벽에 있다. 암벽 위로는 주택이 몇 채 있는데, 멀리서 보니 다소 아찔하다. 좌천동굴은 출입구가 5곳이었으나 아파트 공사로 3곳은 폐쇄됐다. 그 뒤 일명 ‘동굴집’ 주점으로 인기가 많았다. 2009년 도로 확장 공사로 폐쇄됐다가 주민의 노력으로 다시 새단장해 문을 열었다. 동굴에 들어가니 30도를 웃돌던 바깥 공기와는 확연히 다른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입구와 출구까지 A자 형태로 50m 정도 이어진 동굴 속은 생각보다 컴컴했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머리를 숙여야 할 정도로 낮은 높이에 교행은 불가능할 정도로 좁은 구간이 대부분. 그래도 바닥은 물로 흥건하고,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니 동굴은 동굴이었다. 아기자기한 조명이 도심 속 동굴의 운치를 더했다.

그런데 어떻게 여기에 동굴이 생겼을까.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방공호로, 한국전쟁 때 피란민의 임시거처였다고 동굴 속 안내판은 소개했다. 동굴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된다.

부산 중구 동광동 ‘소라 계단’. 소라 속처럼 굽이굽이 이어진 경사로다. 송진영 기자
자리를 옮겨 부산 원도심의 핵인 중구 동광동이다. 40계단을 비롯해 특이한 계단이 즐비한 이 일대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소라 계단’이다. 계단이라고 불리지만 소라 속처럼 굽이굽이 이어져 유모차나 휠체어를 끌고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다. 1층에서 3층까지 흰 바탕에 수많은 원색 점을 찍은 원통 형태로, 40계단 문화관으로 이어진다. 이름도 예쁜 ‘소라 계단’은 부산도시철도 중앙역 11, 13, 15번 출구에서 40계단 문화관으로 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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