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50대 중반의 주부 A 씨는 폐경 이후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서 불면증도 같이 왔다. A 씨는 “처음에는 수면제가 도움이 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없어 수면제 양이 늘고 있다”며 “수면제를 먹고 잠은 잤지만 그다음 날 머리가 맑지 않고, 구름 낀 것처럼 뿌옇고 기억력이 떨어져 치매가 될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40대 후반의 주부 B 씨도 “어느 날부터 잠들기가 어려워지더니 수면제를 하루라도 안 먹으면 밤을 하얗게 지새운다”며 “날이 갈수록 피곤이 쌓이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더니 이제는 우울증도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명 중 1~2명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을 정도로 불면증은 현대인에게 아주 흔한 질병이다.
불면증은 보통 잠들기가 어렵거나 잠이 든 다음에도 자주 깨어 다시 잠이 들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하루 이틀 잠을 못 자는 정도가 아니라 적어도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말한다. 이렇게 잠을 못 이루게 되는 증상이 오래되면 밤새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물론 낮에도 집중력 저하, 피로감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반복된다.
불면증은 왜 생기는 걸까? 한의학적으로 불면증이 잘 오는 체질이 따로 있다. 사람의 체질은 태양인(금양,금음체질), 태음인(목양,목음체질), 소양인(토양,토음체질), 소음인(수양,수음체질)으로 나뉜다.
특히 불면증은 태양인-금양 체질에서 많이 나타난다. 물론 나머지 체질에서도 간혹 나타난다.
태양인-금양 체질에 유독 불면증이 많은 이유는 신경성의 원인도 있겠지만, 음식의 영향이 크다. 이 체질에는 육고기, 우유, 요구르트, 유산균 같은 동물성 단백질이 해롭다. 장기간 섭취하면 동물성 단백질이 뇌를 공격해 뇌파가 불안정해지고 오장육부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뇌에 맑은 기가 공급되지 않고 탁한 기가 공급돼 불면증이 잘 온다. 불면증은 단순히 스트레스뿐 아니라 평소의 잘못된 식습관이 주원인이다.
불면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극심한 피로와 집중력 저하, 심하면 정상적인 사람과 비교해 자살, 치매 위험이 각각 배가량 높아지고 우울증이 올 확률도 2.5배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제를 먹고 잘 수는 있지만, 수면제는 응급처치일 뿐이다. 자연스럽게 분비돼야 할 신경전달물질을 약으로 공급하는 일시적 처치인 수면제보다 본인의 체질을 판별 받아 그에 맞는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을 어떻게 치료할까? 본인의 정확한 체질을 판별 받은 뒤 만일 태양인-금양 체질인 경우 뇌파에 나쁜 영향을 주는 육고기, 우유, 요구르트, 유산균 섭취를 중단하고,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었다면 갑자기 중단하지 말고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치료 기간은 3개월가량 걸리는데 태양인-금양 체질의 불면증에는 그 체질의 대표 한약 처방인 ‘태양인 모과탕’을 복용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밖의 체질은 체질에 맞는 맞춤 식단과 체질 약 처방을 받아 한방 치료를 꾸준히 하면 수면제 없이도 편안한 밤을 맞이할 수 있다.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생활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자기 전에 음식물 섭취를 피하고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도 피해야 한다. 낮잠도 30분 이상 자지 않고 낮에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수면의 양보다 질을 개선하도록 정신적·육체적 문제를 파악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잠을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좋다.
제세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