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서글픈, 만원의 행복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25 18:42:4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기르던 강아지 ‘똘구’를 경북 영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 보냈다. 도시보다 시골이 그 녀석이 더 살기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입양 보낼 가정을 선택하는 데 고민을 거듭했다.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여겨야 한다는 대전제를 세웠다. 결국 부산에서 귀농한 한 가정을 선택했다. 작은 마당이 딸린 집에서 사는 은퇴한 부부가 똘구의 새 주인이 됐다. 새 주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휴대전화 메신저로 한 번씩 똘구의 사진을 받는다. 건강한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얼마 전 경북 영주로 입양 보낸 똘구(오른쪽)과 우리집 터줏대감 고양이 뻔이.
똘구와의 인연은 우연처럼 다가왔다. 서너 달 전이었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 오시게 장터를 돌아보고 있었다. 한 할머니가 강아지를 팔고 있었다. 상자 밖에는 1만 원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별 생각 없이 지나치려다 우연히 상자 안을 봤다. 한 녀석이 상자 옆면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호기심에 허리를 굽혔다. 똘구와 눈이 마주쳤다. 깊은 검은색. 그 찰나의 순간에 홀려버렸다. 지갑을 여는 데 불과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녀석과 가족이 됐다.

우리 집에는 이미 터줏대감이 있다. ‘뻔이’라는 이름의 흰색 고양이. 이미 두 번 파양된 녀석이다. 똘구는 용감했다. 불청객을 껄끄러워하는 뻔이와 맞서 싸웠다. 엉금엉금 방을 기어 다니면서도 기죽지 않았다. 자신도 당당한 생명이라는 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몇 년 전 말티즈 한 마리를 입양한 적이 있다. ‘산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산도는 안락사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 애견업계에서 일하던 친구의 동생에게 들었다. 애견센터에서 3개월 이상 팔리지 않은 강아지는 자연스럽게 안락사 수순을 밟는다고.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죽음은 막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이 전혀 없었는데도 충동적으로 입양을 결정했다. 산도는 1년 정도 나와 함께 머물다가 다른 친구 집으로 입양됐다. 출장이 잦아서 산도를 홀로 둘 수 없었다. 지금은 그 친구와 연락이 끊어졌다. 산도의 안부를 핑계 삼아 연락해 볼 생각이다.

어정쩡한 반려견 입양 중개인 비슷한 입장이 되어 버렸다. 4, 5년간 2마리를 입양 보냈으니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두 생명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얼마 전 한 시민단체가 대형 마트의 애견센터가 동물보호법 위반을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대형 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길거리 애견센터를 보자. 반려인구 1000만 명 시대에 대량 생산 되고, 또 소비되는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해마다 2만 마리가량의 유기동물이 안락사당한다고 한다. 이보다 더 많은 동물이 종량제 봉투 속에서 차갑게 식어갈 것이다. 그야말로 반려동물 대학살의 시대 아닌가.

단돈 1만 원. 똘구가 생명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행복을 누리는 데 들어간 비용이다. 만약 똘구가 팔리지 않은 채 시장 상자에 남아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여름철 복날마다 벌벌 떨고 있지 않았을까. 산도도 마찬가지다. 작은 생명이 부질없이 꺼져버리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인상을 쓰며 이렇게 묻는다. “뭐하러 돈을 쓰면서 그런 짓을 하느냐”고. 뭐 어떤가. 적은 비용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똘구와 산도는 살아 남았다. 세상을 빛내는 생명으로. 그야말로 ‘만 원의 행복’이다.

손민식 독립영화 감독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하> 동원개발③
  2. 2최원준의 음식 사람 <27> 울산 장생포 고래탕
  3. 3서병수 국가보상법 발의…국민의힘 당론 채택될까
  4. 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익확대 vs 개발위축…첫 사전협상제 한진CY 난파 기로
  5. 5여당 후보들 ‘원팀’ 손 맞잡다
  6. 6KGC인삼공사…홍삼으로 만든 화장품, 남성 피부 촉촉하게
  7. 7“월세 안 받을게요” 양산 착한 건물주 화제
  8. 8탈부산 인구 97% 수도권行…최다 이유는 ‘일자리’
  9. 9넓은 공간에 자가발전도 가능한 백신접종센터 들어설 곳 없나요
  10. 10선두싸움·신인돌풍…야당 경선 관전포인트
  1. 1서병수 국가보상법 발의…국민의힘 당론 채택될까
  2. 2“7분 PT가 판 바꾼다” 단단히 벼른 야당 6인
  3. 3여당 후보들 ‘원팀’ 손 맞잡다
  4. 4선두싸움·신인돌풍…야당 경선 관전포인트
  5. 5‘가덕신공항 폄훼’ 김종인·주호영에 직격탄…야당 부산시장 보선후보들 반기
  6. 6정의당 김종철 대표, 장혜영 의원 성추행…초유의 불명예 퇴진
  7. 7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보궐 위해 사퇴, 국민의힘 예비경선 후보 확정
  8. 8김영춘 “朴 행정경험 없다” 인터뷰에 박형준 “명백한 허위사실 엄중 경고”
  9. 9[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내년 대선 가늠자 될 보선…여야 ‘PK민심 쟁탈전’ 가열
  10. 10진보진영 또 도덕성 타격…‘정의당 쇼크’ 집단탈당 우려
  1. 1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하> 동원개발③
  2. 2KGC인삼공사…홍삼으로 만든 화장품, 남성 피부 촉촉하게
  3. 3대리점 대신 온라인서 산다…‘자급제폰’ 인기
  4. 4탈부산 인구 97% 수도권行…최다 이유는 ‘일자리’
  5. 5작년 성장률 -1.0%…외환위기 후 첫 역성장
  6. 6‘고철값 담합’ 제강사 7곳에 과징금 3000억
  7. 7신항 웅동지구 항만단지, 태영건설 협의체가 개발
  8. 8주가지수- 2021년 1월 26일
  9. 9삼진식품…이금복 장인 엄선, 실속 갖춘 프리미엄 어묵 세트
  10. 10국제식품…도축~유통 원스톱 명품 한우, 합리적 가격에 선봬
  1. 1[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익확대 vs 개발위축…첫 사전협상제 한진CY 난파 기로
  2. 2부울경 메가시티의 길 <4> 일본·독일 등 해외 사례의 교훈
  3. 3독일 슈투트가르트 연합 주민 투표로 의회 구성…높은 자율성 보장
  4. 4하류 홍수피해 고려 안 한 남강댐 안전 강화사업 논란
  5. 5“월세 안 받을게요” 양산 착한 건물주 화제
  6. 6김해, 촘촘한 소방 안전망 구축 ‘착착’
  7. 7‘봄의 전령사’ 거제 고로쇠 수액 채취 시작
  8. 8넓은 공간에 자가발전도 가능한 백신접종센터 들어설 곳 없나요
  9. 9창원상의·경남소상공인, 착한 선결제 캠페인 동참
  10. 10오늘의 날씨- 2021년 1월 27일
  1. 1새 부산농구협회장, 전철우 대표 당선
  2. 2프로축구 아이파크, 미니프런트 7기 모집
  3. 3프로야구 ‘유통더비’ 눈앞…롯데 지갑 열까
  4. 4손흥민 시즌 ‘10-10 클럽’(10골·10도움 이상) 가입
  5. 5‘첼시의 전설’ 램퍼드 감독 불명예 퇴진
  6. 6이대호·롯데 FA 평행선…4번 타자 재계약 소식은 언제
  7. 7전인지 4위…1년3개월 만에 최고 성적
  8. 8김시우 PGA 통산 3승 ‘번쩍’…3년 8개월 기다림 끝났다
  9. 9신세계그룹, SK 와이번스 인수 추진
  10. 10이마트,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인수 '3월 출범'
캠핑 요기요
김해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 ‘랜선 부산여행’
팔색조 부산의 매력
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우리 몸 지키는 방어체계 면역력, 효능 입증된 한약으로 강화하자
찬바람에 천식 환자 늘어…꿀 감꼭지차 마시면 도움
김형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재발 잦은 방광염…물 자주 마시세요
알레르기성·일반 비염은 코 세척 삼가야
손명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겨울 갱년기 무릎 통증, 약침으로 다스리자
숨은 교통사고 후유증엔 한방이 효과
심재원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아이 키 성장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사춘기 이후 키 성장에 대한 오해
윤경석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코로나 치료와 예방은 면역이 우선
혈액순환 장애 뇌경색, 한약과 침으로 담·어혈 제거 초점
이수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진통 시간 줄이는 순산 한약, 산욕기 쾌유 돕는 산후 보약
만성 피부질환 건선, 재발률 높아…면역체계 강화 선제적 치료 필요
임영권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난치성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침·한약 함께 치료하면 효과적
조병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만성 소화불량 많은 토양체질, 사과·귤 등 위산 촉진 과일 피해야
진료실에서 [전체보기]
다낭성난소 증후군 환자의 임신 가능성
혈액투석 환자, 소금·칼륨·인 섭취 줄여야
캠핑의 맛 [전체보기]
쫄깃쫄깃 뒷고기, ‘겉바속촉’ 장어 한 점…숯불 향연에 침이 꼴깍
하한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파킨슨병 환자 느긋하게 걷는 습관 들여야
치매와는 달라요…파킨슨병 초기 증상과 한방치료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