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이 최근 다시 퍼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홍역은 호흡기 분비물에 의해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조선 시대 홍역이 전국적으로 유행할 때마다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우리가 아주 힘든 일을 겪을 때 ‘홍역을 치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홍역은 옛날 공포의 대상이었음이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1962년 홍역 백신이 시행된 후 마침내 홍역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홍역은 백신이 사용되기 전에는 주로 5~10세에 나타났으나 예방접종 시행 후에는 1~6세로 호발연령이 낮아졌다. 하지만 어린 나이라도 예방접종을 했으므로, 지금은 대부분 별 증상 없이 잘 지나간다. 오히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청소년이나 어른에게 홍역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홍역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다. 우리나라는 1983년부터 1차례만 의무적으로 예방접종을 했는데, 1997년부터는 생후 12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접종을 시행, 예방에 더 강하게 대처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2006년 연간 홍역 발생 환자를 100만 명 당 1명 이하로 감소시켜 ‘홍역 퇴치’ 선언을 할 수 있었다. 어느새 진료실에서 홍역에 감염된 환자를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 되었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 감염된 홍역환자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해외여행이 흔해지면서 동남아 등 홍역 유행 국가를 다녀온 사람에게서 홍역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역 증상은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에 이어 얼굴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지는 발진이 나타나며 입 안에도 반점이 생긴다. 발진은 40도 이상까지 가는 고열을 동반하며, 발진 발생 2일에서 3일 사이 증상의 최고점을 보이다가 발진이 갈색을 띠게 되고 작은 겨 껍질 모양으로 벗겨지면서 7, 10일 사이 사라진다. 이러한 증상으로 홍역이 의심된다면 바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홍역 유행지역을 여행할 계획이 있거나 홍역 환자와 접촉했다면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 2차 접종까지 완료하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1997년 이전 출생자는 대부분 1차 접종만 했을 확률이 높다.
홍역은 격리한 뒤 안정을 취하고, 보존적인 치료 만으로도 대부분 문제없이 완치된다. 특히 비타민A 결핍 증상 (안구통증이나 야맹증 등)을 가진 홍역 환자에게는 비타민A를 투여한다. 합병증으로 중이염 폐렴 뇌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중이염 폐렴 등 호흡기질환 합병증이 가장 흔하지만, 더러 홍역에서 회복된 후 홍역 바이러스가 뇌중추를 계속 괴롭혀 ‘아급성 경화 전뇌염(SSPE)’을 일으킬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한 번 홍역을 앓은 사람은 면역을 얻어 평생 홍역에 걸리지 않고, 백신만 잘 맞아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40대 이상은 어릴 때 대부분 홍역을 앓아서 강한 영구 면역력을 가져 걱정이 없다.
1997년부터 4~6세에 2차 접종을 시행했으므로 당시 7세 이후, 즉 현재 29세 이후 어른은 1차 접종만 했는데, 이 정도로는 면역력이 불완전하니 지금이라도 2차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정훈 미래어린이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