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국가 의료체계 정립 차원서
- 보건의료 표준화 인증위 발족
- 전체 위원 95명 중 유일 외국인
- 임상교육 교재·강의 개발 주도
- 부산 보건인프라 적극 활용 계획
지난 1월 11일 중국 텐진에서 열린 ‘보건의료 표준화 인증위원회’ 회의에서 황소민 K성형외과 병원장이 ‘의학미용 분과’ 위원으로 2년간 위촉됐다. 이는 큰 ‘사건’으로 평가된다. 전체 위원 95명(의학미용 분과는 15명) 중 유일한 외국인이고, 한국 내에서도 서울이 아닌 부산의 의료인 이 중국 국가 위원으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위상 측면에서 보자면 그 중요성은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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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성형외과병원 황소민 원장이 중국 ‘보건의료 표준화 인증위원회’ 의학미용 분과 위원으로 위촉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중국 보건의료 표준화 인증위원회(Healthcare Quality Certification Commission)란 국가 단위의 보건위생 인증평가기관으로, 정부 7개 부서가 참여해 국가인증인가감독관리위원회의 비준을 거쳐 설립돼 지난 1월 5개 분과(의사연수교육 소아재활 줄기세포 의학미용 건강관리)별 위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위원회는 중국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보건의료 수준 차를 표준화로 극복,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 의료표준을 만들어 현재 서구 중심의 ‘JCI(국제의료평가위원회인증)’에 대항하겠다는, 한마디로 보건의료 서비스 분야의 ‘일대일로’ 사업이다. 중국 내 표준화 인증사업이 정착되면 국외에도 자국민(또는 전 세계에 흩어진 화교)이 이용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인증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외국 병원은 중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 인증을 얻어야 하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이런 역할을 하는 국가 위원 중 한 명으로 부산의 황 병원장이 선임됐다. 그는 “사업의 중요도 때문인지 저의 위원 위촉을 두고 중국 내에서도 ‘왜 굳이 외국인을 임명하느냐’며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하지만 미용성형 분야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자문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 강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황 병원장의 이번 위원 선정은 무엇보다 부산의 의료산업이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교육사업이다.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3가지 사업이 표준화와 인증화, 교육이다. 그중 교육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하고, 교육을 위해서는 교재 및 강의 개발이 우선이다. 의사 간호사는 물론 상담사 등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할 임상교육의 기본 교재와 강의 개발을 주도할 계획인데, 지역 병원이나 대학, 학원 등 부산의 교육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산의 보건의료 서비스와 관련된 교육 인프라가 대륙의 표준교육 자료가 되는 셈이다. 위원회가 발간한 교재로 인터넷 강의를 이수한 병원을 국가가 인증해 중국 전역의 의료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의 첫 출발점에 부산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는 중국이 왜 이 시점에 표준화 인증위원회를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황 병원장은 “그간은 중국 내 의료 수준이 낮다 보니 지금까지 미용성형은 한국, 건강검진은 일본 등 다른 나라로 가서 주로 해결했는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거치면서 지형도가 확 바뀌었다”며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의료체계를 정립, 낮은 수준의 의료서비스 품질을 높여 자체적으로 국내 환자를 수용하겠다는 의지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제는 중국인 의료관광객 유치 일변도에서 벗어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그는 “사드뿐 아니라 중개자 수수료 제한 등 여파로 대규모의 중국인 의료관광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교육·컨설팅이나 의료기술, 화장품 산업이 직접 대륙에 진출하는 방안이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는데, 그런 지점에서 이번 위원 활동을 통해 물꼬를 잘 틀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병원장은 “이번 중국 보건의료 분야 국가 위원이 되는데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의 역할이 컸다”며 “사드 사태 이후 지지부진한 부산 의료관광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이 되겠다는 소명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좋은문화병원 미용성형재건센터 소장을 거쳐 2016년 미용성형과 재건성형을 아우르는 국내 첫 성형외과병원인 K성형외과병원을 개원한 황 병원장은 국내 의료계 ‘중국통’으로 불린다. 대한성형외과학회 중국 특임이사인 황 병원장은 2013년부터 중국 온주의대 객좌교수를 맡아 항저우병원 내 합작병원(성형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