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재개발이 가로막은 길냥이 급식…‘동물학대냐 아니냐’ 법리 공방

부산시의회 길고양이대책 토론

  • 이선정 기자
  •  |   입력 : 2019-03-21 20:48:1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공사업체서 활동가 접근 차단
- 재개발 130여 곳서 서식 위협
- 동물보호법 적용 여부 격론 

- 서울은 조례로 개체·중성화 관리
- 부산시도 조례 보완·강화해
- 공사관계자가 생존 돕도록 해야
- 급식소·임시 쉼터 마련도 절실

재개발로 인간만 삶터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낡은 집이 철거되고 번쩍번쩍한 아파트를 짓기 위한 공사가 시작되면 길고양이도 갈 곳이 없어진다. 당장 먹을 게 사라져 재개발은 길고양이에겐 생명의 문제와 직결된다. 인간과 동물의 공생 차원에서 되짚어봐야할 문제다. 마침 재개발로 인한 길고양이 생존권 문제를 토론하는 간담회가 지난 6일 부산시의회 회의실에 열렸다.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동물보호 담당 상임위) 남언욱 위원장이 주최한 토론회로,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과 길고양이생존권연대의 공식 요청으로 마련됐다. 시의원과 부산시 관계자, 부산에서 활동하는 ‘캣맘’ ‘캣대디’ 3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재개발 지역에 서식하는 길고양를 지원할 대책과 이들 보호를 위한 조례 보완 가능성을 살펴봤다.
   
재개발로 인한 길고양이 생존권 문제를 토론하기 위한 간담회가 지난 6일 부산시의회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길고양이 방치는 동물학대

동물학대방지연합과 길고양이생존권연대는 현재 부산에서만 130여 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길고양이가 강제적으로 서식 장소를 잃고, 목숨까지 위험한 상태에 내몰렸다고 호소했다. 더군다나 재개발 공사 업체가 길고양이 물과 사료 급식을 방해하는 사례까지 빈번하다고 말한다. 조은아 길고양이생존연대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반여 1-1 재개발 지역에서 공사 초기 및 본격적인 공사를 할 때 급식을 방해했고, 동래구 재개발 지역에서는 접근 자체를 차단시켜 급식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재개발 건설사 측이 급식 방해를 막는 데 항의한 동물활동가의 집에까지 불쑥 찾아오는 등 급식 활동마저 위협당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동물활동가는 재개발로 위기에 처한 길고양이를 동물보호법에 따라 보호 조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공사장 격벽으로 길고양이가 고립·차단당하면서 급식조차 못 받는 피해를 입고 있다. 이는 동물보호법 8조(고의로 사료 또는 물을 주지 아니하는 행위로 인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가 규정한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동물학대 여부를 두고서는 설전이 이어졌다. 부산시 정삼룡 농축산유통과장은 “현행 동물보호법상 유실·유기동물에 길고양이는 해당되지 않아 급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동물학대로 보기에는 논란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애라 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는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 금지 조항은 종을 구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적용해야 해 넓게 보면 학대가 맞다”고 반박했다.

■급식소 확대·임시 쉼터 마련 필요

   
동물활동가는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학대를 방지하려면 무엇보다 조례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는 동물보호 조례를 만들어 길고양이 개체 수 관리와 중성화를 시행하며, 서울 강동구는 ‘피학대 길고양이’나 ‘임신 중이거나 월령 3개월 미만 길고양이’에 관한 조항을 추가해 더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시 ‘동물보호 및 복지에 관한 조례’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특히 재개발 시행주체인 조합원과 건설사가 길고양이 생존에 협조하도록 조례를 통해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캣대디 최명환 씨는 “고양이는 영역동물 특성상 철거되기 직전까지 살던 공간에서 머물기 때문에 이들을 안전하게 구조·이주시킨 다음 공사를 시작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며 “고양이 안전이 완전히 보장될 때까지 급식하는 캣맘 캣대디 등이 공사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시공사가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고양이 급식소 확대와 임시 쉼터 역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는 2016년부터 공원 학교 등 일부 지역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재개발이라는 특수 지역에 급식소를 추가,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시 쉼터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는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임시보호시설 지원사업’을 통해 컨테이너 를 마련, 안전한 급식과 쉼터를 제공하는 경기도 수원시 사례는 참고해볼 만하다. 먹거리뿐 아니라 공사장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탓에 건강 문제도 심각한 실정이라고 활동가는 입을 모은다. 석면 같은 유해물질이나 먼지로 길고양이는 구내염 등 질병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어 중성화 수준에 그치는 의료 지원의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다.

시는 앞으로 재개발 지역과 같은 특수한 경우 길고양이를 보호하는 규정을 조례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물활동가와 건설사가 협의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급식소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정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5. 5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8. 8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7. 7“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