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소비에도 윤리가 필요하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8 19:05:2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둘째 조카가 “이모, 이거 너무 재밌어요” 하고 휴대폰을 디밀었다. 화면에선 스코티시폴드 종의 고양이들과 한 여성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발톱을 깎는 등의 일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모 동영상 사이트에서 아주 유명한 고양이 계정이라고 한다.

스코티시폴드 종은 특유의 접힌 귀와 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많은 품종이다. 하지만 스코티시폴드의 접힌 귀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연골에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현상으로 스코티시폴드 종의 유전병인 골연골이형성증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골 형성에 문제가 생겨 점차 다른 부위의 관절에도 문제가 생기는 심각한 질환이다. 부모로부터 귀가 접히는 유전자를 하나만 받아도 유전병의 발병을 막을 수는 없어, 스코티시폴드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 낸 최악의 품종이라 일컬어진다. 영국에선 스코티시폴드 종의 고양이를 태어나게 하는 것만으로도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교배를 금지할 정도이다. 조카에게 산에 사는 고양이를 관찰하며 찍은 동영상을 올리는 다른 계정을 알려주며, 더는 그 계정에서 올리는 영상을 보지 말라고 했다. 다행히 조카는 꼬질꼬질한 산고양이 어르신이 아주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예쁘고 귀여운 것은 상품이 된다. TV나 기타 매체에서 특정 품종의 동물이 등장하고 인기를 끌면 몇 년 뒤 동물보호소에 해당 품종의 동물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한때 국내에서도 유명했던 ‘닥터 스쿠르’라는 만화의 주인공인 시베리안 허스키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주택의 평균 면적이 좁은 일본에서 시베리안 허스키는 결코 기르기 쉬운 품종이 아니다. 당연한 결과로 많은 개가 버려졌고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상근이 산체 등 매체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동물을 인터넷 검색창에 쳐보면 꼭 따라붙은 연관 검색어가 품종 또는 종류다. 매체는 동물과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환상을 보여주고, 대중은 그 환상을 좇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매체의 종류는 무궁무진해졌다. 개인적으로 올리는 동영상만으로도 월 수천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보니 너도나도 귀여운 동물을 이용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앞서 조카가 보던 동영상도 영상물로 이익을 얻는 업체에서 만들어 올린 것이다.

물론 예쁘고 귀여운 것을 제공하고 소비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생명이 있는 동물을 소비재로써 제공할 때 이후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할 윤리적 의무는 있지 않을까. 심각한 유전질환이 있는 품종 고양이의 귀여움을 소비할 때 누군가는 검색창에 스코티시폴드를 검색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동물과 관련한 법이 아직은 미흡한 우리나라에서 스코티시폴드가 유행하는 걸 막을 도리는 없다. 인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스코티시폴드가 태어나고 팔릴 것이다. 그것은 무릎 연골이 굳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방바닥을 기며 비명을 지르는 가여운 고양이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소비에도 윤리가 필요하다. 소비되지 말아야 할 것은 단호히 끊어낼 의지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예쁘고 귀엽다 할지라도. 열한 살 아이도 가능한 그 정도의 윤리 말이다.

신지상 만화가·동물보호활동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3. 3“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4. 4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7. 7‘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8. 8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9. 9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10. 10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3. 3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4. 4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5. 5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8. 8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9. 9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10. 10“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4. 4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5. 5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6. 6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7. 7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0. 10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