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만약 ‘냥줍’하셨다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02 19:07:5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냥줍’이라는 단어. 길에서 고양이를 줍는다는 의미다.

실제 고양이를 키우는 반려인 중 무려 20%가 ‘냥줍’했다는 통계도 있다.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잘 알지 못하고 선뜻 시작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냥줍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길에서 고양이를 줍는다는 것은 마음 가는 대로 시작했다가 실패하면 그만인 그런 일이 아니다. 아무리 길에서 태어났다고 하지만 고귀한 생명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책임감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지만 냥줍이라는 가볍고 장난스러운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 돼버렸다.

몇 번인가 돌보던 고양이가 사라졌다가 몇 개월이 지나 나타난 일이 있었다. 원래라면 어미와 함께 지내다가 그렇게 어른이 돼야 했을 그 고양이는 귀엽고 앙증맞은 새끼고양이 시절 사라졌다가 커서 발정이 올 무렵 다시 나타났다. 말 그대로 냥줍 당했다가 다시 버려진 고양이였다.

주워갔던 고양이를 다시 주웠던 그곳에 데려다 놓으면 다시 적응하고 잘 살 거라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그 고양이는 영역을 잡고 사는 기존 고양이에겐 불청객일 뿐이었고, 그 고양이 또한 사람과 사는 삶에 익숙해져 오히려 고양이를 두려워하고 사람을 따랐다. 당연히 적응하지 못하고 물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심지어 다른 고양이에게 쫓겨 다니며 상처를 입었다.

길에서 태어났지만 사람에게 길들었고 다시 길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집고양이인 아이들. 그 아이가 배운 생존법이란 사람에게 애교 부리고 사람을 기다리는 방법뿐이었다. 며칠을 지켜보다 결국 구조한 그 고양이는 버려졌던 상처를 안고 무서웠던 길에서의 생활에서 구해준 존재인 사람에게 오히려 더 의지하는 고양이가 되었다.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쉽게 냥줍하지 말아 달라고. 감기에 걸리거나 아픈 아이는 몸도 얼굴도 엉망이고 보기 흉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 아이라면 냥줍하겠냐고. 정말 냥줍을 하고 싶다면 어미에게 버려졌거나 아픈 아이를 ‘구조’하거나 길에서의 고단한 삶보다 훨씬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있을 때 해달라고. 그리고 평생 함께할 자신이 없다면 시작하지 말라고.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선 필수에 가까운 중성화 수술이 무엇인지도 몰라 발정 났다고, 시끄럽다고 다시 버릴 거라면 처음부터 손 내밀지 말아 달라고.

만약 냥줍했다면 새로운 가족이 된 고양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더 나은 돌봄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애정 어린 손길로 돌봐준다면 그 고양이는 진정한 가족이 돼 더 큰 행복으로 보답할 것이다.

강민현 동물다큐멘터리 제작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8. 8“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9. 9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5. 5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국힘 "北 지뢰 안치우면 우리 군이 치우겠다니, 이 무슨 황당무계한 소리"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3. 3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7. 7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8. 8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8. 8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