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현병 환자 잠재적 범죄자 취급 마세요, 증세 악화시켜요

조현병 둘러싼 오해와 진실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9-05-20 18:47:02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유병률 1% … 유전적 소인 커
- 조기 진단·관리하면 치료 가능
- 이상증세 땐 즉시 진단 검사를
- 대부분 전혀 공격적이지 않아
- 병력 등 당당하게 드러내 놓고
- 치료받는 사회분위기 형성 중요

경남 진주 안인득 사건과 부산에서 벌어진 친누나 살해 등 최근 조현병 환자에 의한 폭력 행위가 잇따르면서 ‘조현병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조현병(Schizophrenia)의 조현(調絃)은 ‘현을 고르다’는 뜻이다. 바이올린 현처럼 연결된 우리 뇌의 신경구조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아 온전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비정상적인 사고와 현실에 대한 인지능력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으로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나 행동, 사고장애 등 증상을 보이며 사회적 위축, 감정반응 저하를 동반한다. 수많은 정신질환 중 하나인 조현병에 관한 사회적 공포가 의학적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를 박재홍(동아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부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의 도움말로 살펴봤다.
   
-조현병 유전적 소인이 크다? ○

조현병 유병률은 1% 수준이다. 100명 중 1명은 조현병을 앓는다. 유전적 소인뿐 아니라 신경 전달 물질의 균형 이상, 비정상적인 신경 증식, 환경적·사회문화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한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타고난 생물학적 취약성이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시 말해 유전적 소인이 있으면 심리적·환경적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해 조현병 발병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조현병은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낫는다? △

조현병의 치료 경과는 매우 다양하다. 일부 환자는 완전히 회복하며, 어떤 환자는 좋은 사회적 기능을 보이지만, 또 어떤 환자는 만성적 장애 상태에 머무른다. 당뇨와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5년 안에 80%가 재발한다. 약물 및 증상 관리를 꾸준히 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조현병은 전문가에 의한 조기 진단과 병의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조현병을 초기에 진단받으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를 놓치면 점점 병을 고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상 증세를 인지하면 미루지 말고 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현병은 약물치료와 심리·사회적 치료가 필요하다. 망상이나 환청 등 ‘양성증상’에는 약물치료가 상당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조현병의 ‘음성증상’이라고 하는 의욕이 없어지고, 감정표현이나 말이 줄어들고, 사회적 활동 기능이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면 약물치료와 심리·사회적 치료를 함께해야 한다. 심리·사회적 치료로는 가족치료, 인지행동치료, 일상생활 훈련, 사회기술 훈련 등이 있다. 각 구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제공하는 ‘사례관리 서비스’가 유용하다. 정신질환을 관리하면서 일상 및 사회활동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총체적 서비스를 말한다.

-강제 입원은 필수다? ×

모든 조현병 환자가 강제 입원이나 입원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 상당수는 통원 치료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망상이나 환청으로 자신이나 남을 해칠 가능성이 클 때, 적절한 진단과 평가가 필요한 경우, 약을 먹지 않고 치료를 거부해 증상이 갑자기 나빠졌을 때,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 유지가 어렵다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현병 환자는 모두 위험하고 폭력적이다? ×

조현병 환자 대부분은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무서워하고, 혼자 지내거나 밖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폭력을 행사하는 환자는 망상으로 인해 상대방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표출한다. 더군다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 조현병 환자는 대체로 안전하고 공격적이지 않다. 2017년 경찰통계연보에 의하면 총범죄자 숫자 중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0.5%에 불과하다. 유병률이 1%인 것을 미루어 볼 때 조현병 환자의 폭력성은 병과 상관없이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거나 아니면 일반인과 유사하다.

-초기 환자라도 위험하므로 격리해야 한다? ×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를 가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현병이라는 질병을 부각해 조현병 환자를 모두 폭력적인 사람으로 몰고 가고, 무조건 격리해야 하는 대상자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격리와 감금보다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현병을 위험한 질환으로 분류하고 관리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조현병을 진단받는 순간 범주화된 집단 안에서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적극적인 치료를 꺼리게 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 수 있으니 더 위험한 발상이다. 우울증 등 여타 병처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현병 치료를 받는 사실을 감출 필요가 없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조현병 증상은

젊은 나이에 발병하며 보통 수개월 내지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병한다. 경과가 만성적인 경우가 많다. 생각 인지 행동에 변화를 보인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해칠 것이라는 망상에 불안해 하거나, 환청과 환시로 혼자서 대화하듯 중얼거린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이상 행동을 하기도 한다. 감정 표현이 단조로우며, 말수나 행동이 줄어든다. 언뜻 보면 무기력하고, 우울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도움말=박재홍 부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동아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4. 4‘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5. 5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6. 6[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7. 7[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10. 10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1. 1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2. 2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3. 3[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4. 4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5. 5[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6. 6[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8. 8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9. 9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5. 5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6. 6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7. 7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8. 8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2. 2‘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3. 3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4. 4[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5. 5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6. 6[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9. 9"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