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매장 앞 동물 쉼터…애견인을 위한 배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30 19:12:1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32년 동안 빵을 구웠다. 지난 2월 6일에는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망미역 근처에 비건(Vegan) 베이커리 카페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을 차렸다. 비건이란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우유나 버터, 달걀 대신 두유나 현미유, 코코넛오일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오전 6시에 출근해 낮 12시에는 빵을 진열한다. 내일분의 반죽을 준비하고 카페 일을 보다 보면 오후 7시가 된다. 퇴근 시간이 되면 곧장 집으로 달려간다. 집에는 나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 그 존재는 내 발걸음을 기억하는 건지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부터 소리를 낸다. 현관으로 쫄래쫄래 나오는 고양이 ‘리키’를 안고 현관으로 들어가 불을 켠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고 나서 리모컨을 들고 소파에 앉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TV를 시청한다. 하루 중 유일하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다. 리키 녀석이 비스듬히 기대앉은 내 배 위에 오른다. ‘그리웠다’고 말이라도 하는 듯이 볼을 비벼댄다. 털의 촉감과 특유의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어느새 피로가 가신다. 좋은 날에도 궂은날에도 리키는 늘 같은 방식으로 다가온다. 인생에 이런 친구 하나 만들었으니 성공이다 싶다.

우리 매장은 카페이다 보니 고객이 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는 없다. 이 점이 아쉬워 얼마 전, 동물이 잠시 밖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동물 쉼터’를 마련했다. 쉼터라고 해봐야 팻말을 부착하고 목줄을 매달 수 있도록 걸이를 세 개 설치했을 뿐이지만 나름 손님이 동물과 동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자부한다. 개와 함께 온 고객이 불안해하며 빵을 사는 것을 목격한 이후 ‘동물 주차장’ 설치를 추진한 것이다. 고객은 물론 쉼터에서 ‘친구’를 만나 반가워하는 동물을 보면 ‘공존의 공간’을 잘 만들었다 싶다. 보통 사람만 생각하기 쉬운데, 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이런 공간이 어디에서든 많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상을 시작한 32년 전부터 채식을 지키고 있다. 채식은 기본적으로 타자를 해치지 않는 비폭력 정신에서 비롯된다. 사람이나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물론 식물을 먹는 것도 해를 끼치는 일이기는 하나 이는 비교적 작은 인과를 낳는다. ‘비건으로 살면서 비건 카페에서 일하고, 동물과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어 참 좋다. 글을 다 쓰고 옆을 쳐다보니 리키가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이 순간이 지나가버리지 않도록 붙잡고 싶은 심정이다.

최태석 비건 베이커리 카페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 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5. 5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포토에세이] 국사봉 전망대서 본 옥정호 물안개
  8. 8‘민주항쟁도’ 이철호 작가, 18년 만의 재회
  9. 9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10. 10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6. 6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7. 7‘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8. 8[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9. 9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10. 10주호영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 법안 발의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3. 3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7. 7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8. 8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부산 초중고에 생성형 AI 보급…사회정서교육 3배로 늘려
  1. 1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2. 2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5. 5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