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13살 길고양이 깡순이와 한 가족이 된 사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7 19:07:3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양이는 사랑받는 동시에 미움받는 존재다. 누군가는 고양이를 불길한 존재로 여기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를 ‘캣맘충’으로 비하하며 혐오한다. 반려동물로 개보다 고양이를 선호하는 인구가 늘지만, 잔혹한 고양이 학대 범죄도 급증한다. 놀라운 건 이런 학대는 우리 사회에서 언제나 있었고, 이를 범죄로 인식하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라는 점이다.

   
내겐 올해로 13살이 되는 늙은 고양이인 ‘깡순이’라는 친구가 있다. 깡순이가 태어날 무렵은 한창 정관신도시가 조성되던 시기였다. 어느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태어나 진돗개와 밥을 나눠 먹으며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부모님의 눈에 띄었고, 우리는 그날부터 한 가족이 되었다.

고양이를 키운다고 하면 대개 질문이 쏟아지는데 그가 길고양이 출신이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묻는다. “어머, 길고양이는 너무 무섭게 생겼어요!” “길고양이는 절대 길들여지지 않는다던데?” “결국 수컷 고양이를 찾아서 집을 나간다던데 가출은 안 해요?” 라고. 정작 길고양이는 지금껏 한마디도 한 적이 없는데 사람들은 너무 많은 편견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항변할 기회가 없는 길고양이를 대신해서 숱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나는 더 열심히 깡순이와 길에서 만난 친구들의 사진을 찍어서 사람과 공유한다.

사실 길고양이의 마음을 얻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깡순이 역시 길에서 살았지만 우리 가족에게 마음을 여는데 걸린 기간은 불과 일주일 남짓이었다. 안전한 환경과 맛있는 간식, 무엇보다 그들을 향한 따뜻한 진심만 있다면 공감은 쉽게 형성된다. 깡순이는 매일 아침 부모님에게 찾아가 아침인사를 하고, 창밖이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부터는 현관문 앞 소파에 앉아 돌아올 가족을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면 바닥을 열두 바퀴쯤 뒹굴면서 온몸으로 반가움을 표현한다. 가끔은 부모님과 산책하러 나가는데 방울과 인식표가 달린 목걸이만 메고 아파트 화단에서 한두 시간씩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준다. 지겨워질 무렵 아파트 공동 현관으로 나가 “깡순아, 집에 가자!” 하고 부르면, 저 멀리서도 대답을 하며 단숨에 달려온다. 위험천만한 공사 현장에 살던 1살의 길고양이 깡순이는 이제 부모님에게는 귀여운 막내딸이자, 내겐 십년지기 친구가 됐다.

최근 부산에서 새끼고양이를 토막 내 버젓이 길가에 널어놓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는 등 흉악한 길고양이 학대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죽기 전 길고양이가 받았을 고통에 몸서리치면서도, 어두운 우리 사회의 병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남에 같은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올해 3월 22일부터 동물 학대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최대 징역 2년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도 처벌 대상이 되고, 유실·유기동물을 판매하거나 죽이려 포획하는 행위도 추가됐다. 모두가 고양이를 좋아해 주길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혐오의 대상이 돼 인간의 폭력성에 희생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길고양이는 길 위에서 태어나 두어 번의 봄을 마주하고, 사람 시선이 닿지 않는 낮은 곳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아무도 해친 적이 없다. 인도의 정신적 철학적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은 속도보다 방향에 중요하기에, 우리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경책(警策)해야 한다.

박지원 해운대부민병원 홍보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4. 4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5. 5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6. 6[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7. 7“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8. 8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1. 1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2. 2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3. 3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4. 4“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5. 5[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6. 6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7. 7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8. 8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9. 9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10. 10[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1. 1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2. 2[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3. 3"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4. 4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5. 5“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6. 6‘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7. 7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8. 8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9. 9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10. 10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1. 1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4. 4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5. 5“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6. 6‘서해피격 공무원 월북’ 수사 발표 해경총경, 직위해제 취소소송 승소
  7. 7추석 연휴 마지막날 정체 시작…부산→서울 5시간
  8. 8올해 7개월간 ‘사이버 도박’ 검거 10대 267명…작년 전체보다 많아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중국 최고지도자 상호 중식당 테러…용의자 모두 중국인
  1. 1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2. 2[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3. 3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4. 4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5. 5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6. 6[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7. 7[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8. 8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9. 9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10. 10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