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각 증상 거의 없어 더 위험
- 조기검진 통한 예방이 중요
- 55~74세 ‘골초’ 국가검진 적용
- 표적치료 암 유발 유전자 제거
- 부작용 적고 크기 빠르게 줄어
- 내성 생기면 2·3세대 약제 사용
- 면역치료 몸 면역력 끌어올려
- 암세포 공격… 환자 20% 효과
- 의료진과 상의후 치료법 선택
이달부터 폐암에도 국가암검진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5대 암(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폐암이 추가되면서 국가암검진 범위가 확대된 것. 대상자는 만 55~74세 중 30갑년(매일 1갑씩 30년간, 매일 2갑씩 피웠다면 15년간) 이상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으로 다소 제한적이다. 2015년 국가암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폐암은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이 남녀 모두 1위(남자 50.4명, 여자 18.3명)인 무서운 질환이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 조기검진을 통한 예방이 필수적인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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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 부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현경 교수가 폐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제공 |
폐암으로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진행 정도가 2기 내라면 수술을 통한 완치 가능성이 있지만, 그 이상 진행됐다면 수술이 힘들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 17일 국제신문과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시민건강교실에서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현경 교수는 “폐암을 유발한 특정 유전자만 상대하는 표적치료제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끌어올려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면역치료 등 환자 맞춤치료로 생존율을 충분히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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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환자의 면역치료 전후 흉부CT. 치료 전 크게 보였던 암(사진 왼쪽 동그라미 안)은 6개월의 면역치료 후 거의 사라졌다. |
■표적치료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 기타로 나뉘는데 비소세포폐암이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한다. 예전에는 수술이 불가능한 폐암의 유일한 치료법은 ‘세포독성 항암제’였다. 하지만 이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죽여 부작용이 심한 데다 생존율은 크게 높이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2001년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표적치료제인 ‘게피티닙(약제명은 이레사)’이 사용되면서 암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만을 골라 제거하는 표적치료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가령 비소세포폐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로는 ‘EGFR’ ‘ALK’ ‘ROS1’ ‘BRAF’가 있는데, EGFR은 게피티닙 엘로티닙 등, ALK는 크리조티닙 브리가티닙 등 약제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표적치료제는 표적 부위에만 영향을 주므로 부작용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보다는 현저히 적다. 피부 발진, 설사, 간 기능 이상 등 부작용이 일부 나타나고, 드물게 폐섬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표적치료제 복용을 시작하면 암 크기 감소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만, 내성이 문제다.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내성이 발생하는데, 이런 증상을 보이면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겼는지 재조직검사를 한 뒤 새롭게 개발된 2·3세대 약제를 쓰게 된다. 새 약제에도 맞지 않는 내성이 생겼다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나 면역항암제로 넘어가게 된다.
■면역치료
면역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끌어올려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원리다. 면역항암제(또는 면역관문억제제)란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 (T세포)에 원래 가지고 있던 암세포 제거 능력을 다시 회복시켜주는 약제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난해 면역항암제가 개발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2명의 연구자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면역치료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 몸에는 이상 세포(암세포 등)가 발생하면 면역력이 높아져 이를 공격, 없애는 기본적 체계가 갖춰져 있다. 하지만 면역 기능이 지나치게 활성화해도 다른 질병이나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T세포 활성과 억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조절기전 (면역관문)이 존재한다. 면역항암제는 억제된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없애는 방식이다.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모두 제거하는 기존 항암제나 특정 유전자만 죽이는 표적치료와는 기전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면역치료는 이론적으로는 매우 완벽하나 아직 실제 폐암 환자에서 반응률은 20% 미만으로 알려졌다. 면역치료가 맞는 환자는 장기 생존까지 기대할 수 있지만,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또한 표적치료와 면역치료를 혼합하면 생존율은 훨씬 높아진 것으로 보고돼(그래픽 참고) 환자는 의료진과 긴밀히 상의해 맞춤치료 방식을 정해야 한다.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진행된 비소세포폐암의 생존율은 아직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하지만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 같은 신개념의 치료제가 끊임없이 개발되므로, 내성이 생겼거나 면역치료에 반응이 없다 하더라도 치료를 포기하거나 절망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도움말=인제대 부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현경 교수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