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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통증이 주는 신호가 정답이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9 18:57:0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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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장년층의 운동 열정이 젊은이들 못지않다. 생활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이 젊은이보다 여유롭다 보니 다양한 운동으로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양이다. 하지만 30대 이후부터는 근골격계 노화가 급격히 진행된다. 무리한 운동은 스트레스를 누적해 힘줄이나 연골, 디스크까지 손상한다. 반복되는 약한 충격, 즉 꾸준히 했던 운동으로 인해 허리 또는 목 디스크가 생겼을 때, 통증이 극심하거나 마비가 온 경우가 아니라면 약물이나 주사로 염증을 줄이는 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디스크는 자연 경과가 좋은 질환 중 하나다. 반복된 치료로 통증은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반드시 하는 질문들. “운동을 다시 해도 될까요?” “된다면 언제부터 시작할까요?” “기존에 하던 운동법에서 무엇이 잘못됐나요?” 등이다. 의사가 모든 운동 종목의 강도나 횟수, 테크닉에 대해 충분히 조언해드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수준의 운동 처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MRI 검사상으로는 운동으로 인해 가해지는 힘이, 상처가 난 디스크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떻게 반응하는지까지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통증’에 주목해야 한다. 통증이 주는 신호를 잘 해석하면 어떤 운동을 얼마만큼 해야 안전한지 알 수 있다. 더 쉽게 설명하면 특정 운동을 하는 도중이나, 운동 후 통증이 있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그것이 자세나 강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어쨌든 현재 나에게 맞지 않는 운동이란 신호다. 당연히 맞지 않는 운동을 무리하게 끌고 간다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런 분도 있다. ‘운동으로 인해 한번 고생해봤으니 그렇다면 운동을 하지 않고 잘 쉬어주는 것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하고 몸을 사리는 것이다. 우리 몸은 너무 과하게 사용해도 손상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사용하지 않아도 망가진다. 다리 깁스를 아주 오랫동안 해 고정해두면 뼈는 붙지만 오히려 연골이나 근육이 약해지는 현상이 그 예다. 정답은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많이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추천하는 운동은 걷기다. 혹자는 또 의구심을 가진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 허리와 목 건강이 좋아질 수 있는지 말이다. 운동량이 부족한 것만 같아 무리해서 반나절 내내 걸었다는 분도 있었다. 자연스러운 자세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걷는 것이 좋다. 근골격계 통증 대부분이 연골 힘줄 인대로 인한 것인데, 이 조직은 감당할 만한 자극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튼튼해지는 습성이 있다.

제일 추천하지 않는 운동은 헬스장에서 근육을 만드는 근력운동이다. 윗몸 일으키기부터 무거운 기구를 들고 갑자기 앉았다 일어나는 등의 운동은 당장은 개운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필연적으로 몸이 더 나빠진다.

정리하자면 내 몸에 좋은 운동과 나쁜 운동은 내 몸이 가장 잘 안다는 것이다. 특별한 운동법으로 근육을 키우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을 잘해주고, 많이 걷는 것이 최고다.

김훈 세바른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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