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열은 컨디션 따라 복용 선택을
- 혀 마르고 소변량 줄면 탈수증
- 복약 뒤 병원 진료 받는 게 좋아
- 생후 3개월 이전은 입원이 원칙
- 6개월 미만이거나 구토 설사 땐
-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이 안전
- 30분~2시간 지나도 차도 없으면
- 부루펜 계열 해열제 교차복용
- 보리차 자주 먹이는 것도 도움
아이가 열이 나면 부모는 무척 당황스럽다. 무슨 이유로 열이 나는지,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지, 해열제부터 먹일 것인지, 약을 먹이지 않는 대신 보리차를 먹이고 미지근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 열이 내리는지 추이를 지켜보는 게 우선일지, 그 짧은 순간에도 수없는 고민에 빠진다. 좋은문화병원 소아청소년과 강경이 과장은 “어른은 열이 난다 해도 자연스럽게 낫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는 그대로 두면 매우 위험하므로 잘 지켜봐야 한다”며 “미열은 탈수 증상이 심하거나 하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해열제를 먹이지 않고 좀 더 지켜보는 게 좋다. 반면 영아는 38도, 유아는 38.3도 이상이면 해열제를 먹여 열을 떨어뜨리는 게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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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문화병원 소아청소년과 강경이 과장이 열이 나는 아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
■입원시키는 게 좋을까
아이가 열이 난다는 것은 위험한 상황임을 의미한다. 특히 생후 3개월 이전의 아기가 열이 나면 요로감염이나 폐렴, 패혈증 등으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으니 입원을 시켜서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3개월 이후 아이도 마찬가지다. 상기도 감염 증상 없이 열이 지속한다면 뇌수막염이나 중증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으므로 아이가 매우 아파 보이거나, 깨워도 잘 깨지 않고 의식의 흐려지는 것 같고, 구토 두통이 심하다면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한다. 영·유아는 고열이 지속하면 수유·식이 섭취가 감소하므로 전해질 불균형 및 탈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니 잘 지켜봐야 한다.
■수면 땐 깨워서라도 먹여야 하나
열이 난다는 것은 생리적으로 열을 올려 체내 신진대사를 빠르게 하고, 병균과 싸우는 백혈구 등을 대량 생산해 침입한 병균에 대항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열이 약간 나는 것 같다고 무작정 해열제부터 먹이면 이러한 인체의 방어 작용을 오히려 방해하는 행위가 된다.
해열제를 쓰는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수면 방해다. 아이가 열이 심하고 여기저기 아파서 잠을 못 잔다면 해열제를 먹여야 한다. 반면 39도 이상이라도 아이 컨디션이 양호하고 잘 잔다면 깨워서 억지로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낮 동안에도 아이가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하면서 엄마한테 자꾸 매달리거나 칭얼대면 해열제를 먹여주는 게 좋다.
둘째는 탈수 증상이다. 열이 올라 아이의 혀가 바싹바싹 마르고 소변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탈수 가능성이 크므로, 해열제를 복용하고 바로 의사 진료를 받도록 한다.
보통 37.5도와 38도 사이 미열이 있지만 아이가 잘 놀고 잘 먹는다면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고, 실내 온도를 섭씨 21~23도로 시원하게 한 뒤 지켜보는 게 더 낫다. 어린아이일수록 낮은 열에서도 고통스러워 하므로, 고열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힘들어 하면 해열제를 먹이는 게 좋다. 만일 이전에 열성경련(열이 심할 때 나타나는 경련으로 의식이 없어지고 눈이 돌아가며 손발을 떨면서 뻣뻣해짐)이 있었다면 미열이라도 갑자기 열이 올라가면서 경련이 동반되는 사례가 많으므로 해열제를 먹일 것을 권한다.
■해열제 종류 여러 가지인데
간 기능이 나쁘다면 타이레놀이나 빨간색 챔프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구토와 설사 같은 소화기 문제가 있거나 신장이 나쁘다면 부루펜 계열을 피하도록 한다. 또한 6개월 미만 영아는 부루펜 계열을 피하고,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복약 지시에 따라 해열제를 먹이면 안전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 열이 날 때 자연요법을 한다고 해열제를 안 먹이는 보호자가 있는데 그런다고 아이의 면역력이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영아는 체온이 38도 이상, 유아는 38.3도 이상일 때 해열제를 먹인다. 해열제 복용 뒤 30분에서 2시간 안에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종류의 해열제를 2시간 간격을 두고 교차복용해볼 수 있다. 가령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먹인 뒤 2시간 후에도 1도 이상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부루펜 계열을 먹이는 방법이다. 열을 내리기 위해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온수 마사지를 한다. 보조 요법으로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인 보리차도 자주 먹인다.
이렇게 해서도 열이 1도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실내 온도가 높으면 체온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항상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 실내외 온도 차가 심하면 체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30분 이상 실내에 적응한 뒤 체온을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체온이 38도 미만일 때는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고, 옷을 덥지 않게 입히고 무리하지 않고 쉬게 해야 한다.
도움말=좋은문화병원 소아청소년과 강경이 과장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