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구포 개시장 폐업…생명존중 시대 첫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9 18:54:5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3년 만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7년 7월 초복, 뜨거운 햇빛 아래 동물을 사랑하는 10여 명이 구포개시장 앞에서 피켓을 들고 죽어가는 생명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개고기 반대를 외쳤다. 우리의 소리와 눈물에도 아랑곳없이 상인들은 하던 작업을 하고, 일부는 앞에 나와서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그러냐”며 소리를 질렀다.

2019년 7월 1일, 우리는 똑같은 장소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2007년의 눈물과는 다른 기쁨의 눈물이었다. 구포개시장은 철거를 눈앞에 두고 있었고, 살아있는 개가 전시됐던 뜬장이 제거되고, 우리는 그곳에 남아있는 86마리의 개를 당당하게 구조했다. 첫 집회를 시작한 지 13년 만에 구포개시장은 완전히 폐업하면서 이제 역사 속 이름으로 남게 된 것이다.

아직도 개고기를 먹는 사람이 있고, 개고기반대에 관해서는 정부도 정치인도 그 누구도 쉽게 언급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희소식은 이제는 우리 사회가 동물복지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무엇보다 부산 북구와 부산시, 지역 국회의원이 한마음으로 행정력과 정치력을 발휘해 이루어낸 결과다.

구포개시장 전업 과정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보상액이나 조건, 시기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러다 협의가 실패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으나 정명희 북구청장의 의지와 전재수 국회의원, 오거돈 부산시장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으로 평화적인 ‘전국 첫 완전폐업’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가축시장 하나 없앤다고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하고 조례를 만드는 게 어디 마냥 쉽게 되겠는가.

그 과정에서 동물단체와 활동가의 역할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업 협의의 과정을 지원하고 집회를 하면서 압박하는 일 역시 이 역사적인 사건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정치 행정 민간단체 등 부산에서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 이루어낸 성과는 단지 부산만의 일이 아니다. 구포개시장이 사라지니 이제는 대구 칠성시장이나 울산 안강시장, 울산 남구 상개동 지역의 개고기 업소가 다음 차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장까지 구조된 개를 떠나보내는 환송식에 참가한 것은 이제 부산은 동물학대가 아닌 동물복지의 도시로 나아가겠다는 것을 선포하는 상징이고, 다른 도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지켜보겠다는 무언의 압박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구 칠성시장 폐쇄 관련 뉴스도 솔솔 들려온다.

무슨 개시장 하나 없어진 것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개고기 문제는 개만의, 나아가 동물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 사회가 생명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다. 구포개시장이 없어진 것은 동물복지와 함께 우리 사회가 생명존중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사회가 돼간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 중요하다. 잔인하게 도살당하는 동물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심이 없다면 사람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심은 느낄 수 있을까.

개 식용이 없어지는 것은 시대가 바뀌고 진화돼 가는 사회임을 의미한다. 구포개시장 폐업은 개 식용 철폐의 첫 발걸음이자 동물복지, 진정한 생명존중의 시대를 여는 큰 발걸음이다. 구포개시장이 역사 속에 사라져가듯이 개 식용 역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지리라 생각하며, 이 땅의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전진해 나가기를.

김애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5. 5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6. 6“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7. 7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8. 8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9. 9경로당 어르신·어린이집 아동들 “홀몸 어르신 고소한 전 드세요”
  10. 10방호복·지뢰덧신 살펴보는 국회 국방위원들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9. 9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4. 4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9. 9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3. 3‘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4. 4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공소시효 이틀 앞두고 세금 포탈 업자 송치…검·경 합동수사 빛 발해
  9. 9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0. 10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4. 4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우리은행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