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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뒷다리 마비…시간 정해 압박 배뇨·배변 해줘야

장애동물 돌봄 이렇게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19-09-19 18:57:1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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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은 신체적 이상만 ‘장애’
- 선천적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 시력·청력·다리 손상이 대표적

- 안구염증 등으로 시각 상실 땐
- 집안 가구 배치 바꾸지 말길
- 충돌 방지 노바가드 설치 권고
- 사지 중 일부 잃었을 경우엔
- 힘 분산시키는 보조기 도움돼

10년간 사랑으로 몰티즈를 키우고 있는 A(42) 씨. 반려견과 함께 저녁 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큰일을 당하고 만다. 산책 나온 다른 진돗개가 목줄이 풀리는 바람에 싸움이 붙었고, 진돗개는 몰티즈를 물고 흔들어버렸다. 보호자도 물려가면서 간신히 진돗개를 떼어놓고 급하게 병원을 찾았지만 한쪽 다리에 여러 군데 골절이 생겼고 피부와 근육이 다 뜯겨 나간 상태라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은 전신 감염을 예방하고 반려견의 통증을 덜어주려면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수술 이후에는 남은 한쪽 다리에 체중이 많이 실리므로 근육을 단련해주고 주기적인 체크를 받아야 한다. A 씨는 “한순간의 사고로 뛰지도 못하게 된 반려견이 안쓰럽다”며 “상태를 보고 보조기(강아지 휠체어)를 장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에 ‘아픈 동물’을 돌보는 가정이 늘고 있다. 함께 살다가 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요즘은 처음부터 장애를 가진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장애동물을 위한 시설이나 정보가 너무 부족해 뒷바라지하기란 녹록지 않은 현실이다. 동물 장애의 개념과 장애별 대처법을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여귀선 원장의 도움말로 살펴봤다.

■동물의 장애란

부산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여귀선 원장이 다리가 불편한 강아지를 진료하고 있다.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애완동물’에서 가족의 일원이라는 뜻의 ‘반려동물’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돌봄 개념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예뻐해 주는 것이 다였다면 최근에는 입양 후 신체적 건강 관리는 물론 정서적인 돌봄까지 신경 쓴다. 그 결과 종전까지는 관리 소홀로 흔히 발견됐던 파보(동물 장염)나 홍역 같은 전염성 질환, 귀 진드기, 내부 기생충 질환이 상당히 줄었다. 대신 반려동물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령동물에서 흔히 생기는 종양, 심장질환의 빈도는 높아졌다.

이런 ‘질병’을 넘어 신체적 기능 손상을 의미하는 ‘장애’는 반려동물의 일상생활을 제약한다. 사람은 정신적인 문제까지 장애로 포함하지만 동물은 평가가 쉽지 않아 신체적 장애만을 장애로 다룬다. 시력이나 청력 상실, 앞다리 혹은 뒷다리 마비가 대표적인 동물의 장애다.

다발성 경추디스크 또는 뇌종양으로 인한 전신 마비가 예상될 때 유기보다는 안락사를 택하기도 하지만 단순한 시력 상실이나 팔·다리를 잃는 정도는 개의치 않고 돌보는 추세다. 장애 발생 이유와 종류에 따라 생활 돌봄은 물론 병원 관리도 다르므로 담당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하는 게 좋다.

■시력·청력장애 땐

앞다리 발목 부위가 절단된 개가 보조기 착용 후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시력 상실은 선천적 또는 외상이나 여러 질병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생한다. 유형은 사고 등으로 안구를 적출한 경우와 다른 질환에 의해 생긴 시력 장애로 나눌 수 있다.

녹내장 외상 등으로 한쪽 안구만 적출했다면 대부분은 일상생활에 큰 문제 없이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다. 다만 한쪽 안구가 없어 볼 때 거리나 초점을 잘못 맞출 수는 있다. 양쪽을 모두 잃었다면 촉각 후각 등에 의지해서 생활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배려가 필요하다. 익숙한 집안의 가구 배치를 갑자기 바꾸거나 향이 강한 가구나 식물 등 무언가가 들어온다면 심리적, 신체적으로 불안해할 수 있다.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노바가드(부딪힘을 방지할 수 있는 제품) 설치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와 달리 당뇨병이나 노령성 백내장에 의한 시력 상실이라면 포도막염 녹내장 등 다른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사람의 청력 상실은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이 많지만 동물은 시각 촉각 후각 등 다른 감각이 상대적으로 더 예민해져서 동물 스스로와 보호자가 느끼는 큰 불편은 없다.

■다리가 성치 않다면

후지 마비(뒷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것)는 보호자의 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장애다. 후지 마비 동물은 자발적인 배뇨·배변이 어려우므로 시간을 정해서 압박(방광 자극) 배뇨·배변을 해줘야 한다. 변비로 진행이 되기 쉬워 식이섬유나 수분 섭취 등 먹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지속적인 압박 배뇨, 소변의 정체 탓에 만성 방광염이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방광 상태를 검진받도록 한다.

사지 중 일부를 잃은 장애동물은 대부분이 사고나 종양 제거를 이유로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다. 사지 중 한쪽만 잃었다면 대개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다만 사지 균형이 맞지 않으므로 척추나 골반이 틀어질 수 있어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필요에 따라 힘을 분산시켜주는 보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장애동물은 돌봄의 어려움으로 유기가 늘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장애동물을 위한 사회적 시설이나 재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같은 장애를 앓는 보호자와 정보를 교류하는 정도여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도움말=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여귀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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