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병원 ‘아미의료봉사단’
- 반송 취약층 대상 무료 의술
- 매주 주말 전문의 7, 8명 참여
- 격년에 한 번 종합건강검진
- 간호사와 복지사 방문 돌봄도
- 진료실 설치해 평일 상시관리
- 해운대구가 예산 적극 지원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의 운봉종합사회복지관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부산대학교병원 아미의료봉사단(이하 아미의료봉사단)이다. 운봉종합사회복지관과 아미의료봉사단의 반송지역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봉사는 26년 동안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다. 운봉복지관 측은 1993년 초 부산대병원을 찾아가 반송지역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의료 지원을 요청했다. 반송 2동은 1968년 철거민 및 수혜민들의 정책이주지역으로 지역주민 대다수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건립한 반송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 90% 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에 노출된 주민이 많았으나 공적 의료 혜택이 많지 않고 병원의 문턱이 높아 의료지원이 절실했다. 복지관의 요청을 받은 부산대병원 교수들도 의료봉사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 6개월간의 현장조사와 기초 자료 수집 등을 거쳐 같은 해 12월 병원이 위치한 ‘아미동’ 지역 명칭을 딴 아미의료봉사단을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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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병원 아미의료봉사단 소속 전문의가 운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르신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의료봉사단 활동에는 가정의학과, 안과, 내과, 재활의학과 등 전문의 7, 8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 격년에 한 번 방사선, 심전도, 혈액, 소변, 구강 검사 등을 포함한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동이 불편해 운봉복지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홀몸노인, 만성질환자의 가정에는 간호사와 복지관 사회복지사가 함께 방문한다. 이때 간호사는 방문간호를, 사회복지사는 주민의 생활실태를 파악해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지원될 수 있도록 연계한다.
반송2동 주민들을 위한 운봉복지관과 아미의료봉사단의 의료활동에 해운대구청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1990년대 중반부터 의약품 구입 예산을 지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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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의료봉사단 간호사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
주 1회 진료만으로 주민들의 지속적인 건강관리 어려움을 인식한 아미의료봉사단은 운봉복지관과의 협의를 통해 1994년 복지관 내에 별도 진료실을 설치했다. 아미의료봉사단에서 채용한 간호사를 파견, 평일에도 지역주민들의 혈압·혈당 측정, 상처치료, 물리치료, 온찜질, 기본건강상담 등의 상시적인 환자관리 및 지역주민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아미봉사단은 해마다 명절이 되면 진료를 받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해 운봉복지관을 찾고 있으며, 봉사단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 중 일부를 어려운 주민을 위한 결연후원금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의료봉사 활동에 얽힌 사연도 많다. 2000년 당시 여고생이던 A 씨는 운봉복지관의 재가서비스 이용자로, 무료진료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온몸에 염증이 생겨 질병이 의심되었고, 정밀검진을 통해 루푸스임을 판정받았다. 완치가 불가능한 난치성 질환이지만 다행히 초기에 발견되었고, 아미의료봉사단의 치료로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꾸준히 관리되고 있다. 루푸스로 인해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들어 휠체어를 타야 하는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독학으로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치렀고, 자신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고자 사이버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였다. 현재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힘든 상황이지만 자신이 받은 복지관과 봉사단을 비롯한 사회의 관심과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사회복지사의 꿈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 씨는 중년 홀몸남성으로 아미의료봉사단에서 실시한 종합건강검진에서 간에 종양이 발견됐다. 단순 소화불량으로만 생각했던 B 씨의 충격은 말할 수 없이 컸지만 수술로 완치했다. 수술 시 보호자가 필요해 그동안 소원했던 딸과 연락한 후 부녀간 관계도 회복됐다. 쇠약해진 몸과 마음이지만 현재 운봉복지관의 온라인 모금을 통한 틀니지원, 타 기관의 죽 지원 등의 일상생활 도움을 받아 건강 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아미의료봉사단 진료에는 요즘도 매주 40~50명의 주민이 찾고 있다. 지금까지 26년간 7만 명 가까운 주민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아미의료봉사단은 아산복지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운봉복지관에 상주하는 아미의료봉사단 간호사가 제39회 부산시민의날 기념 ‘자랑스러운 시민상’ 대상을 수상했다.
의료봉사에 참여한 한 의사는 “주말에 시간을 내어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직원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좋은 경험을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운봉복지관 관계자는 “복지관은 지역주민들의 복지를, 아미봉사단은 지역주민들의 직접 의료를, 해운대구청은 예산지원을 통해 보건과 복지, 공공과 민간이 함께 연대하며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는 좋은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