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쯔가무시병은 가을철 열성 질환의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로, 해마다 지속해서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을철인 9월부터 발생률이 높아져서 11월까지 상승하다가 12월부터 감소한다. 이 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의해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의 피부에 달라붙어 사람의 체액을 흡입할 때 생긴 상처를 통해 균이 인체에 침투, 발병하게 된다.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은 사람의 혈관내피세포에서 증식해 혈관염을 유발하고 다양한 전신증상을 일으킨다.
쯔쯔가무시병의 매개체인 털진드기(활순털진드기 및 대잎털진드기)는 알-유충-약충-성충의 단계를 거치는데, 유충은 약충으로 탈바꿈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포유동물의 조직액이 필요하다. 유충이 사람 혹은 야생 쥐의 체액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이 감염된다. 가을철은 털진드기 유충의 번식기이고, 선선해진 날씨에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쯔쯔가무시병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50세 이상 나이가 많은 연령에서 자주 생기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는 여성 인구비가 높은 농촌 인구 특성과 관계가 있다.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전남·경남·전북·충남지역이나 이곳뿐 아니라 전국 어느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1~3주가량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 초기 증상을 나타낸다. 며칠 후 경계가 명확하고 가려움이 없는 좁쌀 크기의 홍반성 발진과 5~20㎜ 크기의 가피(부스럼딱지) 생긴다. 가피는 겨드랑이 사타구니 오금 등 주로 피부가 겹치고 습한 부위에 잘 발생해 발견이 늦어질 때가 많다. 발열과 발진 외에도 오심, 구토, 설사 및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으로는 의식 변화, 전신 경련, 폐렴, 심근염, 쇼크, 호흡부전, 급성신부전, 뇌수막염 등 중증의 경과를 보이고,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야외활동 이력과 함께 가피 발진 등 특징적인 소견이 있으면 진단하게 된다. 전형적인 증상이 없는 환자도 있으므로, 혈청학적 진단을 병행한다. 치료는 독시사이클린 혹은 아지스로마이신 등의 경구 항생제이며, 치료 후 수일 내 호전된다.
쯔쯔가무시병을 막는 백신은 없다. 예방을 위해서라면 털진드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증상 발생 즉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긴 옷을 입고, 토시나 장화를 착용해 피부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옷 위에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풀밭에 눕거나 용변을 보지 않고, 옷을 벗어 두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한 뒤 옷은 털어서 세탁하고, 사용한 돗자리는 씻어서 햇볕에 말리도록 한다. 목욕으로 몸에 붙어 있을지도 모를 진드기를 제거한다. 머리카락 겨드랑이 다리 등 신체 곳곳에 진드기가 붙어있지 않는 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야외활동을 한 3주 내 발열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진숙 인제대 부산백병원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