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와 체중과의 관계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키는 통통하면 잘 크고, 뚱뚱하면 안 큰다’이다. 실제 진료실에서 보면 마른 몸으로 키만 쑥쑥 크는 아이도 많이 있지만 이는 잘 먹어도 활동량이 많거나 체질적인 특징으로 인해 살이 붙지 않는 것이지, 영양이 부족하지만 성장이 잘 이뤄지는 사례는 드물다. 이렇다 보니 자라나는 아이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 식사량에 집착하는 부모가 많은데, 아이가 비만해지더라도 나중에는 키가 될 거라는 생각에 조절하지 않는 부모들이 꽤 있다.
하지만 통통 수준을 넘어서 뚱뚱해지면 키 성장은 오히려 감퇴하게 된다. 호르몬과 지방과의 관계 때문이다. 성장호르몬 등의 자극으로 뼈 길이가 성장함으로써 키가 자라는 것인데, 비만해지면 성장호르몬은 뼈보다 체지방에 더 많이 관여해야 하므로 키는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과도한 체중 증가로 인해 야기되는 조기성숙도 이유 중 하나다. “저는 지금 키랑 초6 때 키가 같아요”라고 말하는 이가 종종 있다. 이런 식으로 키가 빨리 크는 바람에 유전적인 키보다 최종 키가 5㎝ 이상 작아진 경우가 조기성숙 사례다. 조기성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체중이 자신의 표준보다 20% 이상 증가해 비만하게 될 때도 쉽게 발생한다. 비만하게 되면 체지방이 성호르몬 역할을 하기 시작해서 빠르게 어른이 되기 위해 뼈와 몸집을 일찍 성장시키는 원리다. 빨리 크면서 오히려 키를 손해 보게 되는 것이지, 결코 유전보다 더 잘 자라게 되는 건강한 키 성장이 아니다.
“어릴 때 잘 먹고 살이 많이 쪘던 아이가 나중에는 키도 많이 크고 날씬해지던데요?”라고 질문하는 부모도 있다. 살이 쪄 보이지만 성장 과정에서 키가 잘 크는 아이는 체중과 체지방, 근육의 비율이 조화롭다. 검사상 성장판 활성도와 성장호르몬의 지표도 좋다. 먹는 것과 비례해 운동 등 활동량도 많다 보니 체지방이 많은 상태에서도 비율이 조화로운 것이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직접 검사를 통해 미리 알아보시는 것을 권한다.
또한 소아 비만이 무서운 이유는 사춘기 이전까지 해결하지 않으면 이후 지방세포의 변화에 의해 자연스레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각종 성인병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학업이 힘들고 예전보다 운동량이 현격히 감소한 요즘은 한번 시작된 비만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인이 돼 스스로 만든 비만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지만, 소아의 비만은 관리에 의한 영향이 크므로 어른의 관심과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소아 비만을 유발하는 여러 원인 중에서도 우선으로 꼽는 것은 역시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정크푸드의 섭취다. 원래 식탐이 있는 아이도 있지만 대개는 가공식품이나 정크푸드를 접하면서 식습관이 바뀌게 된다. 모든 음식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가공식품에 눈을 뜨는 시기에 반드시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운동 부족과 수면 부족도 소아 비만의 원인이 된다. 운동과 수면은 키 성장과 체지방 억제, 신진대사 유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이전보다 어린 나이에 학업이 많아진 요즘, 운동과 수면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지만 건강한 키 성장은 물론 결과적으로 공부를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규칙적인 운동과 수면이므로 시간을 현명하게 분배하는 것이 좋겠다.
심재원한의원 원장